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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에너지부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업 2곳에 하루 5억세제곱피트(1415만㎥)의 LNG 수출을 추가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에 250만가구가 난방을 할 수 있는 양이다.
에너지부는 추가 수출 물량이 어느 나라로 갈지에 대해서는 미국 법과 정책에 의해 금지되지 않은 국가라고만 설명했다. 이번 추가 수출 물량은 일러도 2025년 이후에 본격 수출될 전망이다.
프레드 허치슨 LNG 연합회 회장은 “LNG 추가 물량이 실제로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겠지만, 오늘의 조치는 미국 LNG 수출이 에너지 안보와 기후 진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행정부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날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결제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진영의 제재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를 무기로 삼아,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수출 중단에 대해 “러시아가 분쟁 중에 취할 것이라고 이미 예상한 에너지 공급의 무기화 조처”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EU와 함께 LNG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러시아의 루블화로 가스대금을 지급하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굴복해선 안된다며 회원국들을 단속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가스 기업들이 천연가스 결제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는 것은 “계약서에 명시한 경우가 아니라면 제재 위반이 될 것이며 회사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가스 기업들이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인 가즈프롬과 계약한 조건은 각각 다르지만 대부분은 달러·유로화로 결제대금을 내기로 했으며, 지급 시한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독일 우니퍼 등 일부 기업들은 가즈프롬측과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기업 에니는 잠재적인 예방 조치로 가즈프롬방크에 루블화 계정 개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의 이번 가스 공급 중단은 당장 유럽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공급 중단이 다른 국가로도 확산될 경우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러시아 하원의장은 가스 공급 중단 조치를 다른 비우호국으로 추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