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변화를 두고 베트남의 부상과 함께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성장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25일 LG전자는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의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전날인 24일 전해진 소식에 대한 공식 입장발표다. 평택 공장은 생산전략 기지로서 제품 출시전 테스트 담당 등으로 역할을 바꾼다.
◇LG, 평택공장 물량이전 공식화…삼성·애플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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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이에 대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MC사업본부) 부진이 이어지면서 진작부터 생산 거점 효율화를 위한 평택공장 철수가 논의돼왔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이전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조정 등에 따른 결정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점점 정체되면서 이미 제조업체들은 생산 거점을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9년 베트남 공장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한 이래 현재는 연간 1억5000만대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중심 거점으로 성장시켰다.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또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역시 생산 거점을 마련해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중국 톈진 공장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애플 아이폰 생산을 맡은 폭스콘도 중국 시장 물량의 일부를 인도로 이전한다. 폭스콘의 모회사인 홍하이정밀의 궈타이밍 회장은 모디 나렌드라 인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인도 공장에서 아이폰 신작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선진국 정체-중국 화웨이 장악…대안 찾아 거점도 옮겨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 속에 특히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부상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기존 강자들이 비용 절감과 신흥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휴대전화 출하량은 전년 대비 0.5% 하락한 18억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버타 코자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사용자들은 새로운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완전히 색다른 활용성, 효율성,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이 아니라면 사용자들은 업그레이드를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다시 연 1.2% 상승하며 역성장이 해소되겠지만, 고가 휴대전화의 평균 수명이 올해 2.6년에서 2023년 2.8년으로 늘어나는 등 기기 교체주기가 길어지며 수익성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가형 제품의 판매 성장이 더딜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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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움직임 속에 삼성과 LG, 애플 등은 대안 시장으로서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주목하며 생산 거점도 옮겨가는 것이다. 수요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대응은 물론, 관세나 물류비 절감 등도 가능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중국의 절반 수준 인건비로 인기가 높았고, 경제성장률도 두 자리수에 이를 정도로 시장 성장이 빠르다”며 “인도의 경우에도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가성비가 높은 중국 제품과 경쟁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수성을 위해 현지조립을 확대하는 동시에 온라인 판매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현지)주류 스마트폰 그룹인 100~200달러 제품으로 첫 출시한 M시리즈(갤럭시 M10, 20, 30) 중 갤럭시 M10, 20이 2월 아마존 예약판매에서 3분 만에 50만 대 완판을 기록하면서 성과를 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