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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제품 설비의 경우 인증서·시험성적서가 입찰 당시 갖춰져 있지 않아도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력거래소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차 중앙계약시장 낙찰사 가운데 한 업체는 요구된 시험성적서를 하나도 제출하지 않았다. 시험성적서를 일부 또는 전부 제출하지 않은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미제출 자료에는 배터리 화재 안전성과 관련한 국내 KC인증 및 미국 UL인증 자료도 포함됐다. 3차 입찰에서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는 각각 50%이며, 화재·설비 안전성은 비가격평가 총 100점 가운데 25점을 차지한다. 인증서·시험성적서 제출을 상업운전 개시일까지 유예한 방식이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거래소 확인 결과, 시험성적서를 추후 제출하도록 한 선례는 없었으며 ESS 중앙계약시장에서 처음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2차 중앙계약시장의 상업운전 개시일은 2027년 12월인데, 낙찰사 가운데는 같은 해 9월까지 시험성적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낸 업체도 여럿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운전 개시를 불과 3개월 앞두고 검증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입찰 단계에서 안전성과 성능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인증서·시험성적서 제출이 늦어지면 설비의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일정도 촉박해질 수 있는 데다 업체가 상업운전 개시일까지 관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계약 취소와 위약금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사업이 무산되면 전력거래소가 재입찰에 나서야 해 ESS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전력거래소측은 “인증이나 시험이 완료되지 않은 ESS도 입찰에 참여는 가능하나, 준공기한 전까지 해당 증빙이 불가능한 ESS는 계약가격 감액, 계약기간 축소 등 페널티가 부여되며, 취득 지연이 장기화되면 계약 취소 및 추후 개설 시장에 입찰 참가 제한까지 부여 가능하다”면서 “국내 ESS 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 개발 및 국내 생산여건 조성도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이종배 의원은 “전력거래소는 2차 중앙계약시장 결과를 발표하며 ESS 설비의 화재 안전성을 중심으로 평가를 강화했다고 밝혔는데, 시험성적서도 없는데 무엇을 보고 심사하고 선정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일반적인 경우처럼 입찰시 인증서 및 시험인증서를 제출받아야 납품기한에 대한 우려없이 안정적으로 ESS 공급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고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ESS 중앙계약시장은 전기가 남을 때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기가 많이 필요한 시간에 공급하는 대형 배터리 설비인 ESS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사업자를 경쟁입찰로 뽑는 제도다. 선정된 사업자는 전력거래소와 15년간 계약을 맺는다. 2023년 제주에서 처음 시행돼 지난해 두 차례 입찰에 이어 현재 3차 입찰이 진행 중이다. 이번 계약은 역대 정부 ESS 입찰 공고 중 가장 규모가 커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3차 공고는 지난달 22일 시작돼 11월 11일 입찰이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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