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원 학식에 투플러스 한우 소갈비찜
2000만원 발전기금 전달 후 한우 기부도
“후배들에 맛있는 한 끼 대접하고 싶었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후배를 위한 동문의 내리사랑으로 지난달 한양대 학생식당에서 이틀간 소갈비 찜이 제공됐다. 학식 가격 그대로 따뜻한 한 끼가 차려지자 학생들은 입구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며 동문의 나눔에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 한양플라자 외부 출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 (사진=한양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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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양대 측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아침과 저녁 시간에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한양플라자(학생복지관) 3층 학생식당에서 특별 메뉴인 소갈비 찜이 제공됐다.
특별 메뉴가 나오던 양일간 배식 줄은 평소보다 길게 늘어섰으며 총 1600명의 학생에게 따뜻한 한 상이 전달됐다.
한 끼 4500원인 학식에 최고급 한우가 오르게 된 건,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에 재학 중인 남은 효성푸드빌 대표의 후배 사랑 덕분이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축산업체를 운영 중인 남 대표는 대학원 생활을 하며 ‘언젠가 학생들에게 좋은, 맛있는 고기로 한 끼를 먹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 지난달 26~27일 메뉴 설명이 담긴 전광판에 한우 소갈비찜이 평소 학식과 동일한 4500원 제공되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한양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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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우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을 가지고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보니 제 자녀와 나이대도 비슷한 후배들에게 맛있는 고기를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앞서 학교 측에 발전기금을 낸 것의 연장선으로 한우를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가 이번에 기부한 한우는 투플러스(1++) 등급 두 마리(400㎏)로 약 2500만원에 달한다.
남 대표는 오히려 “하루에 한우 10마리 이상씩 작업하다 보니 (기부한 고기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 수도 있는 양”이라며 “학생들에게 맛있는 한 끼를 제공하고 싶었던 것일 뿐”이라고 재차 말했다.
 | 지난달 말 남 대표의 기부로 한양대 학생들에게 제공된 한우갈비찜. (사진=한양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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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대표가 학교를 위해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발전기금으로 2000만원을 쾌척하며 “일부 장학 혜택을 받고 있기에 장학금에 일부를 추가해 학교에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송년회 때도 경품을 지원하는 등 학교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 대표는 이번 특별 식단과 관련해 직접 메뉴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대외협력처와 학생식당 등 학교 관계자분들과 만나 사전 회의를 진행했었다”며 “이때 찜을 말씀드렸고 고기는 인당 250g 정도로 넉넉하게 제공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이후 이 내용이 받아들여져서 메뉴를 선보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 대표는 “특별 식단이 모두 제공된 뒤 학교 측으로부터 ‘학생들이 이렇게 줄 서서 먹는 게 처음이었다’, ‘잔반 하나 없이 깔끔하게 학생들이 다 먹었다’는 등 이야기를 듣고 보람을 느꼈다”며 “그때 ‘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마지막 학기에 재학 중인 그는 최근 학업과 일을 병행하느라 바쁘다면서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번 특별 식단과 같은 기부 활동을 한 번 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