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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빠져나간 투자금 어디 갔나 했더니…다 여기로 몰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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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07.02 15:02:47

유럽 정크본드 ‘슈퍼 호황’…트럼프發 불확실성 영향
6월 230억유로 발행 사상 최대…건수도 44건 최다
미국 투자자 대거 이탈→유럽으로 자금 대이동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 자산에 투입됐던 투자자금이 유럽으로 대거 이동한 영향이다.

(사진=AFP)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6월 한 달 동안 유럽 정크본드 발행액은 230억유로(약 36조 87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2021년 6월의 종전 기록과 비교해 50억유로 가까이 불어난 금액이다. 피치북에 따르면 6월 유럽 정크본드 발행 건수도 44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정크본드는 투기 등급의 고위험·고수익 회사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BB 등급 이하, 무디스 기준 Ba 등급 이하로 분류된다.

이러한 자금 유입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 미국 정부의 대규모 차입 부담에 따른 국채시장 불안 및 달러화 약세 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미국 정크본드 발행은 사실상 중단됐는데,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약화하며 투자자금이 대거 이탈한 탓이다.

미국 자산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유럽으로 대이동했다. FT는 “대형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에 대한 선호도를 재고하게 됐고, 다각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유럽 정크본드 시장의 이례적인 활황은 구체적인 발행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투자자 수요가 폭증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까지도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실례로 체코슬로바크 그룹(CSG), 플로라(Flora) 등 신용등급 CCC 등급의 초고위험 기업들까지도 8%대 저금리로 수억유로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플로라는 지난해 발행 실패 이후 올해 4%포인트나 낮은 8.625% 금리로 4억유로(약 6410억원)어치 채권을 소화했다. CSG도 5년 만기 채권을 유로화 5.25%, 달러화 6.5% 금리로 발행했다.

이들 기업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1%대 고금리로 민간 신용펀드에 의존해야 했던 곳들이다. 한 정크본드 투자자는 “시장은 현재 새로운 거래로 넘쳐나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며 “매우 매력적인 금리로도 상당히 고위험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하이일드 채권의 신용스프레드(국채 대비 초과금리)가 지난 4월 4%포인트에서 6월 말 3.1%포인트로 급락한 것에서도 투자자금 유입이 확인된다.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유럽 채권에 몰리는 현상을 반영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유럽 하이일드 펀드에는 최근 7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으며, 6월 마지막 주에만 9억 2200만달러(약 1조 2535억원)가 순유입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유럽 정크본드 시장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위험 감수 성향이 높아진 만큼, 시장 변동성 확대와 부실 위험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JP모건 관계자도 “지금 유럽 시장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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