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부정선거방지대(부방대)를 주축으로 한 이 시위대는 ‘탄핵반대 대통령 지지’ 등 손팻말을 든 채 거리를 맴돌고 있었다. 이들은 “좌파판사 정계선은 북으로 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거리를 활보했다. 한 중년 남성 참가자는 “껍질을 벗겨놔야 한다”며 “서초 수준이 떨어진다. 판사들 다 추방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사이트에는 ‘정계선 집 찾았다’는 제목이 글이 올라왔고 해당 글에 적힌 곳으로 시위대가 모인 것이다. 이들은 지난 24일 헌재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를 기각할 당시 정 재판관이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냈는데, 이에 대해 자택을 찾아가 항의해야 한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시위에 조용하던 학원가 골목은 어수선해졌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골목인 빌라 주위는 학원가라 이날도 대부분 어린 아이와 부모, 학생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집회 참가자들을 보자마자 놀라며 아이 어깨를 꽉 감싼 채 이동했다. 반려견과 함께 멀찍이 서서 시위 모습을 보던 전모(51)씨는 “동네 주민인데 아이가 지나가면서 이런 게 있다고 얘기를 하기에 걱정돼 나와봤다”며 “학원가라 아이들도 많고 골목도 좁은데 막말하고 소리를 지르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학원에서 공부하다 식사를 위해 나왔다는 중3 김모(15)군도 “원래 조용하던 동넨데 당분간 안 끝날 거 같아 노이즈 캔슬링(외부 소음 차단) 이어폰을 끼고 공부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재판관 자택 앞 시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지난달 16일부터 4주가량 문 대행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집 앞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경찰은 집회 주최 측인 부방대에 야간 집회를 자제하고 질서 유지선을 지켜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집회 제한사항을 통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특정인을 향한 신변 위협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수사하던 박영수 특별검사 자택 앞에 찾아가 위협성 발언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모두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