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 협상 사흘째 지속…종전선언-北비핵화 조치 ‘밀당’
북미 실무협상팀은 4일 전날에 이어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이어갔다.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북미 협상팀은 판문점에서 1시간 30분 가량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협상팀은 앞서 지난달 27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첫 협상을 진행한 이후 각각 본국과 의견교환의 시간을 가진 뒤 30일 2차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은 뒤로는 2일부터 이날까지 연이어 마주앉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 예방 뒤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판문점에서는 이와 관련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조치인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질 수 있는 종전선언을 빠르게 진행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초기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종전선언을 하되 반대급부를 세게 요구할 것”이라며 “미국의 북한에 대한 요구는 손에 잡히는 것, 물질적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담판에서 핵심으로 꼽는 ICBM(대륙간타도미사일) 일부를 초기부터 해외 반출 및 폐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핵물질 자체보다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핵무기 운반수단인 ICBM을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현재 사거리 5500km 이상의 ICBM을 10발 이상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선전전에 이용당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과 더불어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 앞서 북미 정상회담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여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강력한 비핵화 조치로서 ICBM의 조기 폐기를 요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 과거핵(이미 완성된 핵물질·핵무기) 폐기는 북미 협상에서 사용할 가장 마지막 카드로, 판문점 협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북미가 종전선언을 고리로 교환할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조치의 수준을 놓고 밀고당기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한국과 미국에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요구할 수 있는 카드는 되지만 그 자체가 체제안전보장안은 아니다”며 “북한으로서는 과거핵을 포기하는 건 무장해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를 마지막까지 쥐고 있고 싶어할 테고, 미국은 종전선언을 얘기하면서 ICBM 폐기 등을 더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어 판문점채널이 계속 열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문점 협상은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
판문점에서 북미 간 막바지 의제 조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미국과 싱가포르와 시시각각 소통하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동한 직후인 지난 1일 폼페이오 장관과 통화한 데 이어 3일만인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또다시 전화 협의를 가졌다. 강 장관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통화를 통해 김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예방 결과 등 최근 진전 상황을 공유받고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통화는 지난 1일 통화의 후속협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또 이날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장관과도 통화를 갖고 싱가포르 현지 진행 상황도 확인했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이날까지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외신들은 센토사섬을 유력한 개최지로 꼽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실무협상팀이 센토사섬을 회담 장소로 지목했다고 전하며 장소 선정 협의는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