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및 메가시티 분야의 권위자인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발표에 대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지역 투자를 통해 ‘산업 육성’과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흐름인 AI 시대의 국가적 전략”이라고 총평했다. 마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의 도시계획적 효용성과 성공 조건을 심층 진단했다.
가능성 넘어선 확실한 플랜 필요...전력·용수 안정성이 핵심
반도체 공장은 이른바 ‘전력과 용수를 소비하는 하마’로 불릴 만큼 인프라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마 교수는 호남 지역이 가진 입지적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남권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한빛원전까지 보유하고 있어 전력 수급 잠재력은 높다. 다만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밀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균일한 품질의 전력과 용수’가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송전망·변전소 및 수자원 플랜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마 교수는 강조했다.
인재가 머물 배후도시 필수...대학 연계 시스템과 정주 여건 구축해야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강력한 무기는 탄탄하게 조성된 배후도시와 양질의 의료·문화 인프라다. 마 교수는 호남 반도체 기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인재 붙잡기 정책’이 패키지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전략으로는 대규모 프로젝트 착공에 따른 외부 우수 인재의 대거 유입책 마련이 필요하고 중장기 전략으로는 전남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에너지공대(KENTECH) 등 지역 내 유수 대학들이 연합해 첨단 산업 인재를 자체 육성하는 시스템 구축을 이뤄야한다는 설명이다.
정주 환경의 경우 인재들이 지역에 안착해 결혼하고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주거·의료·문화가 결합한 고품질의 생활 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마 교수는 설명했다.
‘5국 3특’ 초광역 메가시티 전략...광역 교통망이 모세혈관 역할 해야
마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가 정부가 추진 중인 ‘5국 3특(5대 초광역권, 3대 특별자치권)’ 국토 균형발전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226개 기초지자체 단위로 쪼개어 추진되던 형평성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거대 생활권 중심의 ‘초광역 공간·산업 정책’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남권 메가시티의 성공을 위한 핵심 고리로 ‘광역 교통망’을 꼽았다. 마 교수는 “현재 서남권은 광주권, 목포권, 여수·순천·광양권이 독자적인 생활권을 형성한 채 서로 단절되어 있다”며 “이 세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이 확충되어야만 산업적 시너지가 초광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과거 예비타당성조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광주~나주 간 교통망이나 장기적인 달빛철도 활용안 등이 국토 차원에서 정밀하게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 혁신도시 실패 반면교사...개발 이익 공유하는 도시계획 필요
과거 외곽에 신도시를 짓고 공공기관만 이전시켰다가 원도심 공동화와 기업 유치 실패를 겪었던 ‘혁신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혜안도 제시했다.
마 교수는 “이번에는 기업의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라면서도 “새로운 산업 거점이 주변 지역의 인구와 인프라를 빨아들이는 ‘빨대 효과’를 방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를 위해 신도심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기금이나 세제를 통해 원도심 및 주변 지역과 나누는 상생형 도시계획 시스템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남권 역차별 논란엔 ‘지역별 AI 특화’ 산업 분산...갈등 조율은 정부 몫
호남 지역에 집중된 대규모 투자 발표로 인해 영남 등 타 지역에서 제기되는 역차별 우려에 대해서는“장기적인 ‘5국 3특’ 전략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부의 구상에 따르면 호남은 반도체 생산기지, 충청권은 차세대 메모리(HBM) 및 패키징, 영남권은 소부장 기반 AI 반도체, 전북은 로보틱스 등 각 지역의 특화 자원에 맞춘 AI 접목 산업 구조 고도화가 차례로 전개된다는 설명이다. 마 교수는 “초광역 단위의 투자 과정에서 특정 지역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청사진을 제시하고 갈등을 조율하는 것이 중앙정부의 핵심 역할”이라고 피력했다.
경제 효과 체감까지 최소 10년… 중장기적 호흡으로 대응해야
마 교수는 이번 메가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기까지는 상당한 ‘타임랙(시차)’이 존재함을 명시했다. 정부가 속도를 낸다 하더라도 인허가와 인프라 계획 수립에 1~2년, 부지 조성에 3~5년이 소요되며, 실제 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은 7년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를 피부로 체감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의 세월이 걸리는 만큼 정치적 호흡이 아닌 중장기적인 국가 계획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 구조 변화와 인구 유출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지역을 살릴 단 한 번의 절호의 기회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과 대학이 긴밀하게 협력해 대한민국 전역에 자생적인 ‘AI 시티’ 생태계가 안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마 교수는 덧붙였다.
‘어쨌든 경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이데일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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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쨌든 경제 방송 캡쳐]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사진 우측)가 3일 어쨌든 경제 방송에서 유은길 앵커(사진 좌측)의 질문을 듣고 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07007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