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합니다, 하지 마세요”…서리풀2지구 2차 공청회도 무산

최정희 기자I 2025.12.12 16:06:26

국토부, 서리풀 지구에 2만 가구 공급 속도 박차
전략환경영향평가 1차에 이어 2차도 무산
공청회 생략 알리는 ''공고'' 낸 후 서면 의견수렴 예정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면동) 성당뿐 만 아니라 마을도 (존치 시켜야 해요). 반대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2차 공청회에선 150여명의 송동마을·식유촌마을 주민들과 우면동 성당 신도들이 모여 재개발 추진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자리에 앉아 있던 주민들과 신도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더니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번 2차 공청회도 시작 10분여 만에 무산됐다. 서리풀2 지구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은 8월 제출된 후 10월 초안 설명회가 무산된 데 이어 11월 1차 공청회도 무산, 2차에서도 무산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서리풀2 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를 생략함을 공고한 후 추후 서면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상의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 생략 공고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사 초안 2차 공청회에서 송동마을과 식유촌마을 주민들, 우면동 성당 신도들이 모여 재개발 추진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최정희 이데일리 기자)
국토부는 작년 11월 윤석열 정부 시절, 수요가 높은 서초구 서리풀 1·2지구에 대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서리풀 1·2지구에 총 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이재명 정부 들어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주택 지구 지정 이전에도 토지보상 절차에 착수, 주택 공급을 앞당기는 내용의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 이달 2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그 첫 타깃이 서리풀 지구다. 국토부는 내년 1월 서리풀 지구 지정을 앞두고 이달 중 토지 보상 관련 현장조사 용역을 발주했고 서리풀 전담 보상팀도 구성했다.

서리풀1 지구는 11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이뤄졌으나 서리풀2 지구의 경우엔 주민들과 신도들의 반대로 재개발에 대한 반발이 큰 상황이다.

국토부는 서리풀1지구에는 1만 8000가구를 공급하고, 2지구는 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인데 서리풀2 지구 주민들은 이곳은 전체 서리풀 지구 면적의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곳을 제외하고 재개발을 추진해도 주택 공급을 하는 데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리풀2 지구에는 집성촌인 송동마을·식유촌 마을과 우면동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주민과 성당 신도들은 이날 공청회 한 시간 전부터 모여 ‘종교 자유 보장하라’, ‘강제 수용 절대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마스크를 쓴 채 침묵 시위와 묵주 기도를 하며 재개발 반대 의사를 적극 표시했다.

특히 공청회가 무산된 후 우면동 성당 백운철 스테파노 신부는 12지구 11개 성당 사제단과 신자 9500여 명의로 작성된 호소문을 읽기도 했다. 백 신부는 “우면동 성당은 25년간 우면산 자락을 지켜 온 신앙 공동체의 중심이고 송동·식유촌 마을은 수백 년 동안 같은 성씨와 후손들이 살아온 집성촌이자 보기 드문 역사·문화적 자산이 남아 있는 마을”이라며 “이 모든 것을 철거하고 고층 아파트 2000가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은 ‘종교의 자유, 주거권, 환경권,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21세기 보편적 가치를 한꺼번에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을 통해 수용에 협조적인 토지 소유자에게는 보상금 외에 인센티브로 ‘협조장려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이주와 철거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패널티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이를 서리풀 지구부터 적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공권력이 주민들에게 동의를 강요하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리풀2 지구 주민들은 향후 강제 수용 저지를 위해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한 집회, 헌법 소원 등 쟁송 절차와 환경단체 등과의 연대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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