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당 대표 당선 일주일 만에 급진적 변화 조희대·이진숙 향해선 연일 맹공 대통합 추진단 출범 등 김민석 색 입히기 "외부 소재 통한 결집 유도... 혼선 빚어질 수도"
[이데일리 허윤수 이혜라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지난 17일 대표 취임 이후 광폭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민주당과 대립하는 쪽을 향해서는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고,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주저하지 않는다. 내부 결집과 장악을 위한 의도라는 평가와 함께 일각에서는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19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대법관 후보 임명을 제청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는 물러나는 게 맞다”며 “조희대 씨는 법 기술원장”이라고 말했다. “집권 여당의 당 대표 취임 첫 일성이 민생 메시지가 아닌 ‘조희대씨 물러나라’라니 기가 막히고 실망스러울 따름”(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정치권을 넘어 법조계에서까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5일에 김 대표는 최근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불거진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여자 전두환도, 여자 히틀러도 한국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 이 의원에 대한 징계론이 분출하는 가운데 이 의원으로부터 모욕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김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는 당내에서도 이어진다. 20일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 대표의 지시에 따라 허리를 90도까지 숙인 단체인사를 한 게 대표적이다. 이후 ‘형님 인사’, ‘권위적’이라는 부작용이 불거지자 김 대표는 “여럿이 하고 깊이 숙이니 과해 보였나 보다”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 대표가 24일 불쑥 진보대통합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됐다. 김 대표는 대통합추진단 태스크포스(TF) 설치를 공식화하고, 그 아래 진보연대분과와 조국혁신당 연대분과, 영입·확장 분과를 두기로 했다. 그러면서 “대대적이고 신속한 전방위 연대와 통합, 확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조국혁신당)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외에도 의원 복장 혁신, 당 브랜드 콘셉트 변경, 당 자체방송인 ‘민주TV’ 개국 등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 손을 잡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한편, 김 대표는 24일 제1야당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한국에서 정치가 계속되는 한 가장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두 사람은 장 대표와 저”라며 “끊어지지 않는 대화의 다리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장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 △미래대응기금 활용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을 밝히자 일부 공감을 하면서도 여야가 함께하는 토론을 통해 논의하자고 답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 전당대회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 이진숙 의원 등을 향한 공세를 통해 내부 결집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며 “대통합 추진단 설치나 민주TV 등은 김민석표 민주당이 빠르게 자리잡게 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짧은 시간 너무 많은 변화가 이뤄지면 혼선과 함께 이도 저도 안 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