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의 대선공작 게이트는 민주주의를 짓밟고 헌정을 유린한 죄에 해당한다”며 “김대중의 적자라는 박지원 선대위원장께 양심에 따른 행동을 촉구한다. 결코 이유미 단독 범행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의 말로 증명하신 분께서 해답을 내놓으라”며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지라고 박 전 대표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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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의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박 전 대표의 관련성도 거론했다. 추 대표는 “7월 6일 제가 아침방송에서 ‘머리 자르기는 안 된다’라고 한 날, 박지원 대표와 이준서 최고위원 사이의 통화기록이 들통이 났다. ‘36초간의 짧은 통화에 무엇을 주고받고 할 것이 있느냐’,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최종 컨펌을 하는 시간은 36초로 충분하다고 보여진다”며 이유미 단독범행이 아닌 당 지도부가 연루된 조직범죄라고 몰아붙였다. 박 전 대표가 헌정질서를 유린한 범죄를 저지른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나 있든, 정계를 은퇴하든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가 정치권에서 손을 떼라는 얘기이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자의든 강제든 정계를 떠나면,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심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고 호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탈자가 나올 것이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은 여소야대 국회를 타파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120석의 민주당으로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추경안 심사도,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국회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정책연대를 구성하든, 아니면 정계개편을 통해 더 큰 민주당을 만들든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추 대표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던 원내지도부도 이날은 힘을 보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는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어제 검찰이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이제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연루된 사건이라는 성격 변화가 생겼다. 심각한 변화이다. 국민의당은 검찰조사 결과를 즉각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정청이 지난 7일 총리 공관에서 만찬회동을 한 후 생긴 변화이다.
추 대표 돌출 발언 민주당에 악영향, 검찰 수사 여전히 변수
사태 초기부터 문준용씨 특혜취업 의혹과 함께 제보조작 사건의 동시 특검을 제안했던 박 전 대표는 추 대표의 이성 회복을 촉구하면서도 경계감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와 우리당에 대한 추미애 대표의 계속되는 허무맹랑한 공격에 대해 집권여당의 당대표인가. 담당 수사검사인가. 답변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제한 뒤 “다행인 것은 추 대표가 일찍 사법부를 떠난 것이다. 만약 사법부에 남았다면 이런 편향된 시각으로 집권여당 망가뜨리듯 사법부까지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하다”며 역공을 가했다. 머리 자르기에 이어 미필적 고의, 36초 충분 발언에 이르기까지, 추 대표의 돌출 발언이 정계개편은커녕 오히려 여당인 민주당에게 악영향을 줄 거라는 얘기이다.
박 전 대표는 “추 대표는 허위사실 유포를 하고 있다. 제보조작 사건은 금년 4월말 5월초에 거론되었다는 보도임에도 저의 3월 31일, 4월 1일 발언 내용을 들어 왜곡하는 것은 엄연한 허위사실 유포이다. 36초간 통화 내용도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진술이 발표되었음에도 또한 왜곡,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정국을 실타래처럼 헝클어뜨리는 집권여당 대표로 자격미달이고 비상식적 처사”라고 질타했다. 실제 추 대표의 돌출 발언은 행보가 달랐던 야3당을 단일전선으로 뭉치게했다. 국민의당이 특검을 결의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특검 연대를 구축했다. 특검 공론화에 주저했던 국민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추미애 대표의 국민의당 죽이기 음모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제보 조작사건과 함께 준용씨 특혜취업 의혹에 대한 특검을 제안했다. 정계개편 노림수가 여당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간 것이다.
물론 아직 변수는 있다. 검찰이 청구한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윗선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되면 정계개편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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