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프라다 옆 라부부…Z세대 '가심비' 소비에 달라진 풍경

김겨레 기자I 2025.11.10 15:17:07

명품 브랜드 입점하던 자리에 팝마트 매장
中명품 역성장 반면 ''감성 소비'' 매출 급증
높은 임대료 내던 브랜드 휘청…中 공실률↑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에서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도를 따지는 ‘가심비’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명품 매장 옆에 라부부 매장이 들어서는 등 쇼핑몰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한 팝마트 매장에 라부부 제품이 전시돼있다. (사진=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쇼핑센터 1층에 내년 1월 라부부로 인기를 끈 아트토이 기업 팝마트가 문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쇼핑몰 1층은 티파니앤코와 프라다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위치한 곳으로, 과거에는 고가 의류와 주얼리, 화장품 매장이 입점하던 자리다.

중국 명품 매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팝마트, 젤리캣, 탑토이와 같은 수집용 장난감 제조업체들의 매장은 늘어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소비에 있어 정서적 만족도를 중시하면서 쇼핑몰들은 자연광이 많이 비치도록 하고 실내에 나무를 심는 등 공간을 재설계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 명품 시장 매출은 2021년 4710억위안(약 96조원)규모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세다. 지난해는 전년대비 20% 내려앉은 3800억위안(약 77조원)에 그쳤다. 올해도 2~5%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팝마트와 밀크티 브랜드 믹슈 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의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올 3분기 팝마트와 믹슈 매출은 각가 245%, 39% 증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전반적인 지출은 줄였지만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구매에는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3% 증가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높은 임대료를 지불했던 명품 브랜드들이 압박을 받고 있어 상업용 임대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KPMG에 따르면 올해 중국 본토에 완공된 신규 쇼핑몰 매장 면적은 2021년 수준의 25%로 급감했다. 9월 말 기준 중국의 전국 평균 쇼핑몰 공실률은 10.5%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 미만 대비 상승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차이나의 리테일 부문 리서치 책임자 재키 주 연구원은 “감성을 중시하는 소비가 중국 쇼핑몰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트렌디한 수집용 장난감, 밀크티, 향수, 아웃도어 등 모든 영역에서 이 흐름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부동산개발업체 항륭프로퍼티의 에이드리엘 찬 회장은 주주들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에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이 만들어졌다”며 “소비에 대한 욕구와 능력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물질적 가치보다 정서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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