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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국채 바이백 카드, 비트코인에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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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8.20 1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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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확대, 장기금리 낮추고 유동성 확대…"미니 양적완화"
구조적 채권 공급물량 부담 여전, 연준과 정책 엇박자도 우려
'금리상승 좌시 않겠다' 시그널, 스테이블코인도 단기국채 지지
과거 유동성 확대 국면에 늘 수혜 본 비트코인, 본격 반등 기대
통화가치 하락도 비트코인엔 호재, 일각선 신중론 만만치 않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재무부가 결국 국채 바이백(재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미 발행돼 유통 중인 장기 국채를 만기 이전에 미리 사들이는 바이백 조치는 장기금리를 낮추고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역사적으로 유동성 확대 시기에 수혜를 누렸던 비트코인에도 의미있는 반등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미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장기채 유동성 공급용 바이백(liquidity-support buyback)의 회당 한도를 기존 20억달러에서 최소 2배인 4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백은 만기 10~20년, 20~30년 명목 이표채를 대상으로 하며, 이번 조치는 현 분기 국채 발행 계획 기간인 11월4일까지 적용되고 이후 규모는 다음 발행 계획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바이백 확대, 장기금리 낮추고 유동성 확대…“미니 양적완화”



국채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만기 전에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조기상환 조치를 뜻하는 것으로, 만기가 짧은 단기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라 국가채무 자체를 줄이는 효과는 없다. 대신 장기국채를 정부가 사들이면서 장기금리 급등을 막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국채 가격을 떠받치고 유동성을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이번 조치를 ‘미니 양적완화’ 또는 ‘소규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일본과 공동으로 엔화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엔화 하락으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미 장기국채 매도세가 급증할 위험을 미리 잠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 국채 투매 양상이 재차 나타나자 장기금리를 직접 타깃팅한 바이백 확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 같은 잇단 시장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현재의 장기금리 급등세를 얼마나 불편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실제 효과는 시장에서 곧바로 나타났다. 이날 재무부 발표 이후 미 국채시장에서는 초장기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하루 전만해도 5.3%를 훌쩍 넘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10bp 가까이 내려 5.19%까지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도 5bp 넘게 하락했다. 특히 30년물 금리 하락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여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구조적 채권 공급 확대 부담 여전, 연준과 엇박자도 우려

물론 이번 바이백 확대에도 구조적인 채권 공급물량 증가 부담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증가가 가중되면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같은 물량 부담은 유로와 파운드, 엔, 호주달러시장까지 확산되며 글로벌 장기금리가 밀거니 끌거니 하며 동반 상승하고 있는 국면이다. 이날 미 국채금리 하락과 달리, 기술주 중심으로 뉴욕증시 상승폭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건 이런 우려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바이백 확대는 통화긴축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 행보인 만큼, 오히려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을 더 타이트하게 가져가 유동성 확대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리상승 좌시 않겠다’ 시그널 효과, 스테이블코인도 단기국채 지지

다만 베선트 장관의 바이백 카드는 미 재정당국이 향후 또다시 나타날 수 있는 국채금리 상승에서도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날 유럽계 투자은행인 ING도 “미 재무부의 이번 결정은 최근 장기 국채 시장에서 관측된 투매 현상에 대해 당국이 상당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하며 “앞으로도 여전히 10년물 국채금리가 5%까지 뛸 위험이 남아있긴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은 금리가 이 수준을 넘어서거나 이를 위협할 경우 재무부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 장기국채 수요가 위축되긴 했지만, 바이백 재원이 될 단기국채 투자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 이는 미 단기국채의 최대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테더 USDT와 서클 USDC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그 발행량만큼을 준비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이 준비금의 절반 이상은 미 단기국채를 담고 있다. 결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 미 재무부에 정책적 공간을 더 넓혀줄 수 있다는 게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유동성 확대 국면에 늘 수혜 본 비트코인, 본격 반등 기대

이처럼 복잡한 셈법 속에서 역사적으로 유동성 팽창 국면에서 늘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이번에도 어느 정도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채금리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한편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커지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은 달러화와 통상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고, 흔히 말하는 통화가치 희석(currency debasement)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날도 바이백 확대 발표 전까지 6만3000~6만4000달러 선에서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근 두 달 반만에 6만9000달러를 넘어서 7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는 이날 미국 재무부가 급등하는 장기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장기 국채시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 것이 비트코인에 수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향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 재무부가 발표한 바이백 확대에 주목하며 “바로 이런 것이 비트코인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역사적으로 정부의 유동성 공급 조치로부터 수혜를 받아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고정돼 있어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저항력을 갖는 자산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켄드릭은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사이클 역시 저점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하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2026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달러로 상승하는 시나리오에 대비해 포지션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용 마켓플레이스 캡(Cap)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벤저민 사르키스 페이야르도 “이번 바이백 확대가 비트코인에겐 가장 명확한 촉매가 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위험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앞선 매도세를 촉발했던 금융여건의 긴축 압력도 일부 완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움직임에서 주목해야 할 점으로 비트코인이 갈수록 거시경제 환경에 더 밀접하게 연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꼽았다. 이어 “더 중요한 시사점은 비트코인이 점점 더 광범위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금리와 유동성, 달러의 움직임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빠르게 전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투자회사 프살리온(Psalion)의 팀 엔네킹 매니징 파트너 역시 “이날 비트코인 움직임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양적완화(QE) 시절을 떠올리게 하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돈의 가격, 즉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가격 움직임이 촉발되자 지난 수개월 동안 비트코인을 좁은 거래 범위에 묶어뒀던 ‘팽팽하게 압축된 용수철(coiled spring)’을 붙잡고 있던 줄이 끊어진 셈”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여기에 뚜렷한 숏 스퀴즈(short squeeze)까지 더해지면서 큰 폭의 상승을 위한 완벽한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통화가치 하락도 비트코인엔 호재,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특히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스트라이브(Strive)의 맷 콜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비트코인의 투자 논리를 강화할 수 있는 재료로 봤다. 미국 정부 부채가 계속 늘어날 경우 정책당국이 결국 더 낮은 실질금리와 더 풍부한 유동성, 통화가치 하락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콜은 막대한 연방정부 부채와 만성적인 재정적자로 인해 정책당국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실질금리와 긴축적인 금융여건을 그대로 감수하거나, 아니면 유동성과 명목성장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통해 부담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비트코인의 주요 상승장이 달러 약세 국면과 맞물려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아직 자신이 향후 수년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장기간의 달러 가치 하락 국면을 경험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콜은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향후 5~7년 동안 비트코인이 과거 어느 사이클보다 강력한 거시경제적 순풍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신중함을 견지하고 있다. 카디프(Cardiff)의 창업자 윌리엄 스턴은 이번 급등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호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과도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스턴은 “이번 움직임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졌다기보단 시장이 과매도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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