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사건은 '침묵', 준예산 우려에 김동연만 때린 김병주

황영민 기자I 2025.11.26 13:56:40

김병주 "경기도지사, 도의회와 소통하라"며 경고성 발언
경기도의회 국힘 예산안 의결 비협조 배경에
양우식 성희롱과 李 대통령 예산 있음에도 ''오인사격''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의 내년도 복지예산 삭감을 놓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직격했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다시 총부리를 집 안으로 겨눴다. 경기도의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거론되는 ‘준예산’ 우려의 책임을 김 지사에게 돌리면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hkmpooh@yna.co.kr/2025-11-24 11:42:12/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 최고위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도지사의 최근 도정 운영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하게 경고하고자 한다”라며 “지금 경기도청과 도의회 갈등으로 경기도 예산안 심사가 파행되고 있다. 경기도 예산 집행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이 의결되지 않으면 ‘준예산’ 사태가 10년만에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지사의 소통 없는 행정은 민주당이 소중히 지켜온 지방자치의 가치,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공정한 나라’, 이같은 국정기조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동이다. 뭐라고 해명하든 지금의 상황은 경기도와 도의회 간 소통이 완전히 끊어졌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어 “본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일산대교 통행료 지원’ 같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민생 사업들이 모두 차질을 빚게 된다. 이재명 정부의 지역 주권시대가 예산조율 실패로 흔들리는 것 자체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런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경기도에서는 ‘오인사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기도와 도의회 갈등의 시발점은 국민의힘 소속 양우식 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비례)의 성희롱 사건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양 위원장은 직원을 상대로 한 성희롱 발언으로 지난달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의회운영위 소관 경기도 비서실과 보좌기구, 대변인실 등 공직자 일동은 양 위원장이 진행하는 행정사무감사 수감을 거부했다.

초유의 행감 수감 거부 사태에 도의회 국민의힘에서는 조혜진 비서실장 사퇴를 요구하며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는 하되, 의결은 상임위 판단에 따른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사실상 의결권 행사를 거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최고위원의 ‘김동연 때리기’가 오인사격인 또다른 이유는 도의회 국민의힘이 내건 ‘이증도감(이재명표 예산은 증액, 도민 예산은 삭감)’이라는 구호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5일 경기도에 대한 항의를 담아 삭발한 백현종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구리1)은 “이번 예산 심의를 통해서 상임위별로 이재명 대통령 사업을 샅샅이 뒤져서 파헤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이 모든 사태는 이재명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 소통에 정면으로 반한다”라며 “경기도지사에게 요청한다. 지금 당장 도의회와 제대로 소통하고, 협치하는 행정으로 돌아오라”고 모든 화살을 김 지사에게만 돌렸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 예산안 심사를 둘러싼 모든 상황의 원인은 양우식 위원장의 성희롱 사건과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국민의힘의 공세에 있는데 갑자기 김동연 지사의 자당에서 이런 비판이 나온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연 민주당 선임부대변인은 경기도의 행감 보이콧 사태 이후인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인권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당, 약자를 조롱하는 정당, 성희롱과 혐오 앞에서 입을 닫는 정당은 국민의 삶과 존엄을 책임질 최소한의 자격조차 없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권과 존엄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굳건히 지키며 책임 있는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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