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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이곳에서 52년 역사를 가진 굴지의 철강사 포스코(005490)부터 2009년 설립한 신흥 소프트웨어(SW) 기업 어고노믹스까지 신·구 제조업 전문가가 한데 모여 ‘스마트 제조’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역설했다. 제조업도 인구 쇼크에 직면한 만큼 스마트화를 통해 현장의 경험을 계승·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제조업 스마트화의 핵심 키를 쥔 것은 결국 조업자, 현장의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車산업 종사자 평균 40대 중후반…제조 노하우 사라질 판”
백승렬 어고노믹스 대표는 “자동차 산업 종사자 평균 연령대는 이미 40대 중후반”이라며 “제조업 기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령화 대비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대로면 문서화되지 않은 숙련 조업자가 은퇴를 시작하면서 그 노하우도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백 대표는 현대차 노사가 자동차 산업과 고용의 미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공동 설립한 기구 고용안정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출범한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도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단순 생산직 기피도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생산 현장을 노동집약적에서 기술집약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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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대기업이 공장 스마트화 경험이 있는 제조 대기업 퇴직자 등을 컨설턴트로 활용하는 중소·중견기업 스마트화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면 효과적이란 제언도 나왔다. 최낙훈 SK텔레콤(017670) 인더스트리얼 데이터사업유닛 부사장은 “중소기업에 스마트 공장 기술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건 의사소통”이라며 “똑같은 한글로 설명한다지만 공급 기업으로선 제조 현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어려워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데 시간이 걸리곤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 공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현장 조업자와의 협업”
토론 참가자는 공통적으로 제조업 스마트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현장 조업자와의 소통을 꼽았다. 김기수 포스코 전무는 “스마트 공장의 핵심은 현장 조업자의 공정을 어떻게 데이터화해서 스마트 솔루션에 적용하느냐는 것”이라며 “결국은 연구진과 외부 전문가가 현장 조업자와 얼마만큼 잘 협업하느냐가 공장 스마트화의 성패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실제 2016년 이후 제철소 고로 스마트화 시범사업 참여 인력 50여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24명을 현장 조업자로 꾸렸다. 김 전무는 “200년 뒤는 몰라도 20~30년 뒤는 여전히 현장의 숙련 인력이 중요하다”며 “이들이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AI)과 함께 협업해 성과를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역시 “디지털 시대라고 인간이 필요 없는 게 아니라 디지털, 기계와 친한 인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숙련 조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낙훈 SK텔레콤 부사장 역시 “우리가 공장 스마트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가장 큰 숙제는 숙련공의 작업 데이터를 어떻게 더 정확히 모델링하느냐는 것”이라며 “일부러 불량률을 포함한 숙련공의 작업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링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사장는 현장 조업자 역시 공장 스마트화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현장 작업지시가 종이로 내려왔고 품질 문제 발생 때도 함께 기계를 뜯어가며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요즘엔 모든 작업지시가 터치스크린으로 내려오고 문제가 생겨도 화상으로 도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눈다”며 “이 같은 변화에 잘 대비한다면 조직 전체의 경쟁력이 커지지만 뒤처진 기업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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