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독점 방영 中드라마
드라마 ‘대장금’ 표절 의혹에 ‘문화공정’ 의혹도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한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삼겹살을 구워 상추쌈을 싸 먹는 여주인공. 어딘가 익숙한 이 중국 드라마를 두고 국내에선 공분이 일고 있다. 한국 드라마 ‘대장금’ 표절 의혹과 ‘문화 공정’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중국 드라마 ‘진수기’가 최근 표절 의혹, 문화 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디즈니 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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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드라마 ‘진수기’는 지난 4월 7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디즈니 측이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빌리빌리에서 판권을 사 독점 방영하게 된 것인데, 한국에서는 해당 드라마를 시청할 수 없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세계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싶은 민간 출신의 여주인공이 여러 시련을 거쳐 황궁에 들어간 뒤 뛰어난 요리 솜씨로 세자의 눈에 들어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이 중국 전통 요리법이라고 소개하며 상추쌈을 싸 먹는 장면 (영상=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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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지난 1일 다수의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표절 의혹과 문화 공정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드라마가 지난 2003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표절했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주인공 장금이가 궁궐에 들어가 수라간 궁녀를 거쳐 최초의 어의녀가 되기까지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대장금’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드라마 속 연출된 의상과 음식 역시 문화 공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중국 전통 요리법이라고 삼겹살에 상추쌈이 나왔다”라며 특정 장면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중국 전통 의상을 입으면 되지 왜 굳이 한복을 입나” “베이징올림픽 때도 한복 입더니 대놓고 한복 공정을 한다” “이건 도둑질이나 마찬가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논란이 된 드라마를 한국만 빼고 전 세계에 방영한 디즈니플러스를 향해서도 화살을 겨눴다. 이들은 “디즈니 실망스럽다 구독 취소하자” “디즈니플러스에 제대로 항의해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 (사진=디즈니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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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국내 비판적 여론에 중국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진수기’가 한국에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며 “논란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배우들이 한복이 아닌 명나라 옷을 입고 있다’, ‘진수기에 나온 음식들은 다 중국 전통 음식이라 흠잡을 데가 없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라고 보도했다.
루 차오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소장은 환구망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있고 밀접한 교류를 통해 의복과 음식 등 문화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라며 “조선시대 의복, 특히 관복은 중국 명나라 의복을 거의 모방한 것과 같다”라고 주장했다.
| (사진=디즈니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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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은 예로부터 유교를 내세우며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흡수해왔으며 조선시대에는 스스로를 소중화(小中華)라고 하기도 했다”라며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한국과 중국 사이 문화 분쟁은 일부 젊은 한국인들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 양 국민 모두 역사를 직시하고 상호 존중하는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교류해 양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