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매출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9% 감소, 영업손실 70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를 겪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적자폭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1~3분기 총 220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암울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적자폭이 2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국내선 여객 수요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선 수요는 코로나19 이후 지난 7월부터 전년보다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서, 추석 연휴가 있는 9월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국내선은 LCC간 가격 경쟁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수익성에서는 바닥을 치고 있다. 항공업은 유류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운항거리가 짧은 국내선은 수익구조를 낼 수 없지만, ‘마른 수건 짜기’ 식으로 국내선을 띄우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국제선 여객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국제선 여객 수요는 △7월 22만명(전년 동기 대비 -97.3%) △8월 23만6000명(-97.1%) △9월 19만8000명(-97.1%)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발 입국금지 국가가 당초 160개국에서 74개국으로 감소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지 않으면서 여행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들은 4분기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싣는 ‘기내 운송’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LCC에 기내 좌석을 활용해 화물을 운반하는 기내 운송을 허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22일부터 LCC 중 최초로 태국 방콕 노선에 화물을 탑재하고 운송에 나서고 있다.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주변 국가로 기내 화물 운송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내 화물 운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등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CC 1위 제주항공의 연속 적자에 이어 조만간 실적발표를 앞둔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 진에어(272450) 등도 적자 경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에서 면세 혜택이 부여되는 국제선 관광비행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4분기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적자폭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또한 트래블 버블 체결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트래블버블이란 코로나19 방역 모범 지역 간 협약을 통해 상호 입국자에게 2주 자가격리 면제 등 입국제한 조치를 완화해주는 제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과 국제선 관광비행 등이 적자를 돌파할 하나의 방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연말 성수기마저 놓친다면 암울한 상황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