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교 LG전자 상무이사는 21일 서울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원칙중심 회계 종합(5차) 특별세미나’ 종합토론에서 “원칙중심 회계제도는 동일한 사안이어도 기업간 다른 회계 처리가 나올 수 있다”며 “따라서 어떤 기업은 악용할 유인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국내에서 원칙중심 회계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으로 김 상무이사는 기업 대표로 이날 토론에 참석했다.
김 상무이사는 “단적인 예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의 자산 처리 회계처리”라며 “이러한 중요한 사안에는 감독기관이 적용가능한 바람직한 회계처리 모형을 제시해 기업이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막아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원칙중심의 부작용을 막아주는 방법이지 기준중심의 회계처리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날 회계업계 대표로 참석한 윤경식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 감리조사위원장 역시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는 기업과 감사인 모두에게 어려운 과제였지만 감독당국의 지침이 적시에 제시된 바 있다”며 “이런 것들을 매번 만들어낼 수 없지만 산업에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제도를 만들어 사전 예방을 해달라”고 말했다.
회계처리의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기업과 감사인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장사 대표로 참석한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이사는 “감사인은 감리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기업보다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감독당국이 사전 예방적으로 감독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칙중심 회계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정 전무이사의 주장이다.
원칙중심 회계제도로 발생하는 리스크는 충분한 공시를 통해서 축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 위원장은 “경영자가 선택한 회계방법과 기준 등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를 해소하려는 방법은 자세한 공시”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국제회계기준에서 (공시와 관련해) 특별히 정한 기준이 없지만, 기업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정보이용자에게 자세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