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조기 종식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정작 전쟁의 ‘전쟁 종결 전략(endgame)’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초기 공습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전쟁의 목표와 종결 시나리오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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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사적 성과와 달리 전쟁의 궁극적 목표를 둘러싼 메시지는 계속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에는 이란 정권 교체를 언급했지만 이후 발언에서는 핵 프로그램 제거, 군사력 무력화, 무조건 항복 등 서로 다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목표에 따라 전쟁 방식과 종료 조건이 완전히 달라지는 만큼 전략 부재가 장기전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기간을 둘러싼 메시지도 혼선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군 작전이 “일정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는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시장을 달래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공화당 의원들에게는 “우리는 여러 면에서 승리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며 군사 작전 지속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 오랜 위협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궁극적인 승리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하며 전쟁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조기 종식 가능성과 군사 작전 지속 의지가 동시에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란 전쟁의 ‘엔드게임’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토마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국제관계 칼럼니스트는 9일 기고에서 “트럼프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명확한 엔드게임 없이 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먼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계속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느 날은 정권 교체를 말하고, 다음 날은 아니라고 한다”며 “어느 날은 협상을 언급하고, 다음 날은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는 최고사령관이 즉흥적으로 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이란 정권이 대중적 지지가 약하더라도 국가 구조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어 외부 군사 압박만으로 쉽게 붕괴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군사 압박이 오히려 이란 전체를 통치 불가능한 혼란 상태로 만들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현 시점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은 일단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라며 전쟁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 이후 핵 문제 역시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기준 60% 농축 우라늄 400kg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칠 경우 핵무기 약 10기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 물질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백 킬로그램 규모의 준무기급 핵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란이 전쟁 이후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의 군사적 부담도 변수다.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장거리 타격 미사일과 첨단 방공 요격체계 등을 상당량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의 탄약 비축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전쟁이 길어질 경우 군사력 준비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