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인대서 휴머노이드 언급…육성 집중
잇단 신제품 출시…글로벌 시장 61% 차지
"韓 기업, 정책 지원 활용해 연구 집중해야"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 참전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 미국과 함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로봇 등에 대한 첨단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추격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H1’.(영상=유니트리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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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중국 정부 홈페이지인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전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는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단어가 언급됐다.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PC 등과 함께 첨단 로봇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과학기술 분야에 전년 대비 10% 늘어난 3981억1900만위안을 투입하기로 하며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참전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15억달러(약 2조1600억원) 수준의 시장 규모가 10년 뒤에는 378억달러(약 54조5000억원)로 2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AI의 혁신이 생성형 AI를 넘어 물리적으로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피지컬 AI’로 발전하면서 로봇이 이를 위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흐름과도 연결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에 나서며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는 지난달 춘절 중국 톈진에서 열린 축제에서 직접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H1’을 선보였다. 중국 유비테크는 최근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고급 브랜드 지커 공장에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군단’을 투입해 팀으로 일하도록 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별로 살펴봤을 때 중국이 61%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했다. 미국·캐나다가 24%,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가 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인 1월 7일 오전(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글로벌 기자간담회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갈봇(Galbot)이 주문한 콜라를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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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전날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기업결합을 승인받으며 본격 사업 추진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로봇을 자동차 공장 생산라인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역시 지난 연말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며 지원에 나섰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정책 지원 근거는 충분히 만들어진 상황으로, 민간 기업들이 의지를 보이고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원과 더불어 첨단 휴머노이드 기술을 실현할 수 있도록 규제가 선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