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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배나 탕평보다는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검증된 인재를 쓰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였지만,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국민의당과의 공동정부 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각각 지명했다.
이로써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18명이 모두 지명됐는데, 특정 지역이나 성별·세대 등 쏠림이 심했다.이들의 평균 나이가 60.6세였고 윤 당선인이 공언했던 30대 장관은 전무했다. 전북 출신이 2명일뿐 광주·전남 출신은 전혀 없었다. 여성도 단 3명으로, 15.8%의 비율이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 후보자 중 여성은 5명이었다.
특히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끝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안 위원장은 이날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코로나비상대응특위 회의까지 처음으로 불참하는 등 모든 공개 일정도 취소하며 무언의 항의를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 당선인은 오히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각 인선에 관한 추천은 많은 분에게 전부 추천 받았고, 특정 인사를 배제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또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어제 충분히 설명해 드렸고, 본인(안 위원장)이 불쾌해하는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이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새로운 대한민국 5년을 위해 농축되고 중요한 시간이라는 그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안 위원장이 고심하고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가 있다”고 애써 표정관리를 했지만, 일각에선 양 측이 결별을 선언하면서 공동정부 구성 약속도 폐기하지 않겠느냐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내놓고 있다.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역임했던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는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이 전문성은 갖춘 것 같지만, 균형 있는 인사를 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안 위원장이 잘 아는 과학기술, 벤처, 인재양성, 교육 등에선 오히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면 공동정부의 취지가 더 잘 살아났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어떤 (정치적) 뜻을 갖고 단행한 인사라고 한다면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