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막는 ‘치킨 중량표시제’ 시행 일주일 보니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미경 기자I 2025.12.23 14:53:23

치킨업계 15일부터 조리 전 중량 표기
정부 발표 2주 만에 시행돼 현장 혼선
매장별 ‘제각각’ 소비자 ‘혼란’ 업체 부담
실물 메뉴 교체·배달 플랫폼 적용 등
내년 6월 계도기간까지 시간 걸릴듯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치킨 조리 전 닭고기 무게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는 ‘중량표시제’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업계 현장은 여전히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충분한 도입 기간이 확보되지 않은 탓에 매장별 중량 표기 여부가 제각각인 데다, 배달앱(플랫폼) 반영은 사실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당분간 운영 부담 가중과 소비자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킨을 판매할 때 조리 전 닭고기 무게를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하는 ‘치킨 중량표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15일 서울 시내의 한 치킨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23일 치킨 업계에 따르면 중량표시제는 치킨을 판매할 때 조리 전 닭고기 무게를 메뉴판과 배달 주문 화면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지난 2일 치킨업계의 ‘꼼수 인상’ 논란에 대응하겠다며 제도 도입을 발표했고, 약 2주 만인 지난 1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적용 대상은 BBQ, bhc, 교촌, 처갓집양념치킨, 굽네, 페리카나, 네네, 멕시카나, 지코바, 호식이두마리 등 가맹점 수 기준 상위 10대 치킨 프랜차이즈다. 이들 브랜드의 가맹점 수는 약 1만 2500곳으로, 전체 치킨 전문점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정부는 소규모 가맹본부의 경우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이번 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량은 g(그램) 단위로 표시하는 것이 원칙이며, 한 마리 메뉴의 경우 ‘10호(951~1050g)’와 같은 육계 호수 단위 표기도 허용된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계도기간을 운영한 뒤, 7월부터 중량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 매장에 대해 시정명령을 거쳐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체감보다 혼선이 더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강북 일대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둘러본 결과, 상당수 매장에서 메뉴판에 중량 정보가 반영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에서도 중량표시가 적용된 매장을 찾기 어려웠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계도기간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중량 표시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자사 홈페이지와 앱을 중심으로 중량 정보를 제공한 뒤, 실물 메뉴판 교체와 배달앱 반영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bhc는 실물 메뉴판 교체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자사 앱과 매장 내 QR코드를 통해 중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BBQ는 매장 운영 관리 담당자인 수퍼바이저를 통해 가맹점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굽네치킨은 향후 영수증에 중량 정보를 기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메뉴판과 앱 등 표기 교체 작업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전반적인 적용 완료 시기는 내년 1분기쯤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적용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점을 부담 요인으로 꼽는다. 염지 방식이나 손질 기준, 부분육·콤보 메뉴 구성에 따라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중량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표시 기준과 관리 범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중량을 이유로 과도한 항의를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중량표시제가 상위 10개 치킨 브랜드에만 적용되고, 다른 치킨 브랜드나 족발·피자 등 다른 외식 메뉴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브랜드 중에서도 영세하지 않은 브랜드가 많다. 중량표시제가 소비자 신뢰 회복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기준과 충분한 현장 정비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