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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박람회서 81조원·광군제서는 63조원…중국인들 보복소비 봇물

신정은 기자I 2020.11.11 18:12:37

수입박람회 계약 체결 전년보다 2.1%↑
알리바바, 광군제 열흘간 63조 팔아
구매량 초당 58만3000건…역대 최대
"미중 갈등 영향없어"…징둥 등도 대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에서 화상 방식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중국이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차이나머니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국가 주도의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는 물론 민간 주도의 세계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솽스이·雙11) 행사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中국제수입박람회 81조원 계약체결

11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하이 훙차오(虹橋)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3회 국제수입박람회 기간 726억2000만달러(약 81조원) 규모의 구매의향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2018년 자국의 구매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는 외교 무대로서 첫 국제수입박람회를 열었다. 1회 때는 578억3000만달러, 2회에는 711억3000만달러의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쑨청하이(孫成海) 중국 국제수입박람국 부국장은 “전세계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퍼지고 있지만, 박람회 기간 계약 열기는 줄어들지 않았다”며 “세계 500대 기업 및 각 분야의 1위 업체 참가 비율이 전체의 80%에 육박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수입박람회 행사장에 방문 등록한 사람이 40만명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참여 외국기업의 구체적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올해 전시장 총면적을 작년보다 3만㎡ 늘어난 33만㎡로 늘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전이던 작년에는 세계 150개국에서 3700여개 기업이 참여한 바 있다.

국제수입박람회가 끝난 다음 날인 이날부터 열리는 광군제 행사에서도 중국은 막강한 소비력을 자랑했다. 이날 0시 행사 시작과 동시에 티몰, 타오바오, 카오라, 알리익스프레스 등 알리바바의 여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초당 상품 구매량은 순간 58만3000건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알리바바는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杭州)에 마련된 미디어센터에서 지난 1일부터 11일 0시30분(현지시간)까지 기간 거래액이 총 3723억위안(약 63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알리바바는 예년과 달리 24시간 운영되는 상황판을 치우고, 실시간 거래액 추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1일부터 사전 행사를 시작한데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 상장을 중단한 상황이라 행사를 조용히 진행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날 알리바바가 공개한 액수는 전년과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광군제 당일 1분36초만에 판매액 100억위안(당시 환율 기준 약 1조6600억원)을 돌파했고, 하루 판매액은 전년보다 25.7% 급증한 2684억위안(약 44조6000억원)에 달했다.

타오바오 라이브 커머스 방송. 사진=알리바바 제공
◇알리바바 플랫폼 8억명 광클릭…징둥도 판매 대박

알리바바는 올해 자사 플랫폼으로 광군제 행사에 참여하는 소비자가 약 8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예측했던 것보다 약 3억명 더 늘어난 것이다. 또 중국 안팎의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만도 200만개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인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고수했던 명품 업체들도 이번 쇼핑 축제에 대거 뛰어들었다. 샤넬, 디올, 프라다, 카르티에, 피아제, 발렌시아가 등이 참여한다.

알리바바는 올해 11일 본 행사에 앞서 1~3일을 ‘1차 판매 기간’으로 추가 지정해 할인 기간을 늘렸다. 사전행사는 이미 ‘대박’을 예고했다. 1차 행사가 시작된 후 뷰티 제품의 총거래액(GMV)은 40분 만에 100억 위안을 돌파했으며 1시간 만에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한 매출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의 후 등 한국 인기 뷰티 브랜드도 인기를 끌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이 기간 300회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글로벌 상품을 소개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미국 브랜드의 인기는 여전했다. 행사 초반 미국 브랜드 판매량은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3위에 올랐다. 리우 보 알리바바그룹 부사장 겸 티몰·타오바오 마케팅 총괄은 “에스티로더가 이번 쐉스이 기간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는 등 알리바바와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평탄하고 원활하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소비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이 미국을 비롯해 외국을 가는 게 불편해져 온라인상에서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11월11일은 ‘독신’을 뜻하는 숫자 ‘1’이 네 번 겹쳐졌다고 해서 광군제로 불리는데, 알리바바가 지난 2009년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며 할인 판매를 하기 시작한 것이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쇼핑 행사는 ‘쐉스이(雙11)’로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알리바바는 공식적으로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이라 칭한다.

알리바바는 첫해 광군제 행사에서 5200만위안(8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이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매출(온라인) 규모의 10배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쇼핑축제가 됐다. 현재 알리바바 외에 징둥 등 중국 여러 전자 상거래 업체는 물론 각 기업들도 앞다퉈 광군제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알리바바 경쟁사인 징둥은 이달 1일부터 11일 오전 0시 0분 9초까지 거래액이 2000억위안(약 33조8000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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