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발 안쪽이 튀어나와 신발을 신을 때마다 불편하거나, 오래 걷고 난 뒤 엄지발가락 주변이 붉게 붓고 아픈 경우가 있다. 단순히 신발이 맞지 않는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무지외반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지외반증은 발 모양의 변화뿐 아니라 통증과 보행 불편을 유발하고, 변형이 진행되면 다른 발가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치료는 변형의 정도만으로 결정하지 않으며, 통증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지외반증(Hallux Valgus)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동시에 첫 번째 중족골(엄지발가락과 발등을 이어주는 뼈)이 안쪽으로 벌어지고, 엄지발가락과 중족골이 만나는 관절 부위가 돌출되는 복합적인 변형을 말한다.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가족 중 무지외반증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평발이나 관절이 유연한 경우에도 잘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볼이 좁고 딱딱한 신발이나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착용하면 변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엄지발가락 안쪽 돌출 부위의 통증이다. 볼이 좁고 딱딱한 신발을 신고 오래 걸으면 튀어나온 부위가 신발과 반복적으로 마찰하면서 붉게 붓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변형이 진행되면 문제는 엄지발가락에만 그치지 않는다. 엄지발가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발에 가해지는 하중이 다른 발가락으로 쏠리고, 두 번째나 세 번째 발가락 아래쪽에 굳은살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변형이 더 심해지면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을 밀면서 추가적인 변형이 생기고, 심한 경우 두 번째 발가락 관절이 탈구될 수도 있다.
무지외반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우선 발볼이 부드럽고 넓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엄지발가락 안쪽 돌출 부위에 통증이 있을 때는 안정을 취하거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불편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교정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 경우는 엄지발가락 변형으로 일상적인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 다른 발가락에 2차적인 변형이나 통증이 발생한 경우, 변형 정도가 심하고 신발과 마찰하는 부위에 굳은살이나 상처가 생겨 신발 선택에 큰 제약을 받는 경우 등이다.
따라서 단순히 발 모양만을 보고 수술을 결정하기보다 통증의 정도와 변형 상태,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무지외반증 수술은 변형된 뼈를 절골하고 교정하기 위해 발 안쪽을 비교적 길게 절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수술 부위를 직접 확인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 후 통증과 피부 절개로 인한 흉터, 회복 기간 등이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 ‘최소침습 교정 절골술’이다.
최소침습 수술은 약 2~3㎜ 크기의 작은 절개 5~6개를 통해 진행한다. 실시간 영상장치(C-arm)로 뼈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특수 의료기기를 이용해 변형된 뼈를 절골하고 교정하기 때문에 피부를 크게 절개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흉터에 대한 부담이 적고 뼈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어 수술 후 초기 통증과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절개 부위는 작지만 교정한 뼈는 내부에서 나사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고정한다. 수술 후에는 특수 보조신발을 착용한 상태에서 발뒤꿈치로 체중을 지지하며 걸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또한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최소침습 교정 절골술의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다만 변형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기존의 개방적 절골술이 필요할 수 있어 환자의 발 상태와 변형 정도에 따라 적절한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최소침습 수술 후에는 일반적으로 3~4일 정도 입원하며, 약 4주간 특수 보조신발을 착용해 보행한다. 이후부터는 회복 상태에 따라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고 걸을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뼈를 고정하기 위해 삽입한 나사 등 내고정물로 인한 불편감이나 무지외반증의 재발, 절골한 뼈가 원하는 위치로 붙지 않는 부정유합, 관절 강직,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개방적 절골술과 비교했을 때 합병증과 재발률은 유사하지만, 최소침습 교정 절골술은 수술 후 통증과 피부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서재완 교수는 “무지외반증은 발가락이 휘어진 정도만을 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질환은 아니다”며 “통증이 지속되거나 보행과 신발 착용에 불편이 생기고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이 진행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발 상태에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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