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은 하나의 도발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개인투자자는 왜 기관투자자만큼 기업을 깊이 있게 분석하지 못한다고 여겨지는가?”다. 바야흐로 정보 평등의 시대다. 누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으로 사업보고서와 IR 자료를 실시간 열람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의 성과는 시장을 따라가지 못한다. 개인투자자 1만명이 지난 6년간 거래한 데이터를 분석한 실증연구를 보면 거래비용을 반영한 개인의 순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오히려 매매가 잦은 투자자일수록 성과가 나빠지는 역설이 나타난다.
저자는 그 원인을 2가지 축에서 찾는다. 하나는 ‘정보를 처리하고 연결하는 방식의 차이’다. 기관투자자는 공장을 방문하고 IR 담당자를 만나며 경영진의 뉘앙스를 재무제표 숫자와 끊임없이 교차 검증한다. 매출처가 특정 기업에 쏠린 구조, 수면 아래의 특허 분쟁처럼 공시 화면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위험은 현장에서 직접 묻고 확인해야 비로소 드러난다.
다른 하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심리적 편향’이다. 물린 종목은 팔지 못하게 만드는 손실회피, 유리한 정보만 편식하는 확증 편향, 잦은 매매로 이어지는 과잉확신 등이다. 이런 행동재무학이 추적해온 함정들이 개인의 수익률을 갉아먹는다는 분석이다.
책은 해법으로 관점의 전환을 제시한다. 재무제표를 ‘이미 끝난 성적표’가 아니라 숫자 뒤에 경영진의 전략과 속내가 숨어 있는 ‘전략서’로 읽자는 풀이다. 책은 이에 더해 기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업 탐방을 개인이 실행할 수 있는 90일 완성 매뉴얼로 풀어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2차전지, 제약·바이오, K콘텐츠 등 업종별 핵심 밸류 드라이버와 유상증자·전환사채(CB) 등 공시 이면에 담긴 전략적 의도를 해석하는 법도 다룬다.
AI 활용 전략도 담았다. 챗GPT·클로드 등 생성형 AI를 탐방 준비 도구로 활용하는 ‘45분 루틴’을 제공한다. 또 개인투자자가 직접 수립할 수 있는 AI 기반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재무분석, 현장 관찰, 행동재무학, AI 데이터 분석을 교차 적용했다.
책은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자사를 어떤 시각으로 평가하는지 역으로 파악하려는 상장기업 IR 담당자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참고할만하다. 김도성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가 감수를 맡아, 재무이론과 실증 근거의 정확성을 검증했다.
저자는 메리츠증권 PB로 출발해 투자자문사 애널리스트와 대표를 지냈다. 지금은 액셀러레이터 바로운파트너스를 이끌며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다. 기업공개(IPO)와 자금조달도 돕는다. 그는 또 서강대 경영학(재무) 박사과정에서 기업재무와 벤처캐피털(VC)을 연구하며 현장의 질문에 학문적 근거를 대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거래소, 산업은행, 서울회생법원 등에서 재무·전략 강의를 진행해왔다. 이번 책은 지난해 출간한 <맨땅에서 상장까지>에 이은 일곱 번째 저서다.
저자 이재준 대표는 “재무제표는 이미 일어난 일을 기록하고, 탐방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먼저 보는 행위”라며 “시장을 이기는 만능 치트키는 없지만, 숫자를 현장에서 검증하고 자신의 심리를 통제하는 훈련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책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주도적으로 의사결정 하는 투자자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간]](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0300741.1280x.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