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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력개발원은 1982년 삼성이 체계적이고 본격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경기 용인시에 세운 국내 최초의 기업연수원이다.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세운 연수원인 호암관과 이건희 회장이 ‘미래의 인재 양성’을 위해 1991년 9월 제2연수원으로 개관한 창조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흉상 설치로 이건희 회장이 생전 본인이 세웠던 인재 육성의 요람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다. 특히 창조관은 삼성의 기업정신과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미래 리더를 양성하는 ‘삼성 인재 양성의 메카’로 불린다. 지금은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연수는 대부분 계열사 차원에서 별개로 진행하지만, 과거만 해도 그룹의 신입사원 연수가 창조관에서 진행돼 삼성인으로서 ‘푸른 피’를 수혈받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현재도 임원·리더십 교육 등 ‘미래 리더’를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인재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기업인으로 꼽힌다. 그는 2002년 6월 당시 한국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첫 승으로 전국이 ‘대잔치’를 벌이던 시점에서도 ‘인재전략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는 논의를 하는 것이 더 급하다”며 “요즘에는 거의 우수인재 확보와 양성에 관한 생각만 하고 있다. 우수 인재의 확보는 기업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라며 인재 확보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대리·과장급 직원을 해외 80여개국으로 1~2년가량 파견하는 프로그램 ‘지역전문가 제도’를 만들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가 하면, 1993년 하반기부터는 삼성의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에서 전공시험을 폐지하고 1995년엔 학력제한을 없애는 등 실력 위주의 ‘열린채용’의 시작을 알렸다. 2003년엔 “1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천재론’을 설파하며 우수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창조관은 삼성 ‘인재 경영’의 중심으로 인재사관학교로 유명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크로톤빌 연수원과 같은 곳”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생전 세운 창조관에 흉상을 세움으로써 ‘창의적 핵심인재’ 양성에 평생 힘을 쏟은 이 회장을 기리자는 의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