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10대 남친에게 청부살해 당할뻔한 여성, 피투성이로 도망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억대의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여자친구를 청부 살해하려 한 19살 박모군 등 10대 3명이 구속됐다.

광주지법 형사 22단독 박민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박군과 유모(19), 임모(19)군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고등학교 동창생인 이들은 지난 9일 밤 11시께 전남 화순군 북면의 한 야산에서 박군의 여자친구인 A양을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보험 설계사인 박군은 5개월 전 채팅 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군은 A양 이름 앞으로 4~5억 원에 달하는 사망 보험을 들고 보험금 수령인을 자신으로 해둔 뒤, 보험 효력이 발생하자 A양에게 ‘50일 기념 파티를 열어주겠다’며 화순의 한 펜션으로 유인했다.

이후 “이벤트로 선물을 숨겨놨으니 찾아보라”며 A양 홀로 숲길을 걷게 했다. A양은 “밤길이 무섭다”며 펜션으로 돌아왔으나, 박군의 재촉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사진=MBN 뉴스 캡처

하지만 어두컴컴한 밤, 으슥한 산길에는 선물이 아닌 박군의 친구인 유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군은 흉기로 A양을 살해하려 했지만, 범행 과정에서 흉기가 부러지고 A양이 도망가면서 미수에 그쳤다. 가까스로 펜션 방향으로 도망친 A양은 투숙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상황이 찍힌 현장 CCTV에는 한밤중 맨발로 산속 외길을 홀로 걷는 A양의 모습이 담겼다. 500m가량 도망친 A양의 옷에는 핏자국이 흥건했다. 중상을 입은 A양은 응급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MBN 뉴스 캡처

흉기를 휘둘렀던 유군은 박군의 외제차 트렁크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임군은 유군이 범행을 마치면 차를 태워 주거지인 순천으로 도주할 계획이었지만 차량 바퀴에 구멍이 나면서 범행 현장에 오지 못했다.

세 사람은 범행을 위해 심지어 세 차례 사전 답사까지 했으며, 범행 전 진정제를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고교 동창생 3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남자친구 역할을 한 박모(19)군, 흉기를 휘두른 유모(19)군, 도주 차량 운전을 하기로 한 임모(20)군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들은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보험 사기’에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