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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쪽이’가 달라졌어요”…‘최선호주’ 삼성전자의 부활

이정현 기자I 2025.03.20 16:50:40

5개월 만에 ‘6만전자’ 돌파하며 부활 날갯짓
이재용 ‘독한 삼성’ 나온지 3일만, 외인 수급이 배경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 속 저점 인식 확산…수혜주 부각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삼쪽이’(삼성전자와 금쪽이의 합성어) 취급받던 삼성전자(005930)가 달라졌다. 기술경쟁력에서 뒤처져 있다는 우려 속에 한때 4만원대까지 추락했으나 5개월여 만에 6만원선에 거래되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이 임박했다는 전망 속에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며 대장주로서 자존심을 되찾는 모양새다.

20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1% 오르며 6만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만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시작해 장중 6만300원까지 올랐다. 종가기준 ‘6만전자’는 지난해 10월15일 이후 5개월여 만이며 6만원대에 거래된 것도 동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독한 삼성’에 먼저 움직인 외인

잠자던 삼성전자를 깨운 것은 외국인이다. 5만원대 박스권을 오르내리던 삼성전자는 지난 12일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 지수가 1% 넘게 하락하는 와중에도 약보합으로 버티더니 다음날 2%대 점프했다. 이후 7거래일간 누적 12.31% 오르며 6만원대를 돌파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1조8544억원어치 쓸어담으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며칠 새 호재가 쏟아진 게 유효했다.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독한 삼성인’을 내세우며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며 고강도 쇄신을 주문하자 시장이 먼저 움직였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사즉생(死卽生·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는 뜻)’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고수했던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반도체 업계에 겨울이 온다’며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한 지 6개월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하며 “반도체 산업이 바닥을 쳤다고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은 빠르게 계곡(침체 상황의 비유) 너머를 보고 있으며 2026년까지 장기적인 관점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 대비 더 선호하는 종목으로 꼽은 것도 특이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황 반등 기대감에 따라 장기간 부진했던 삼성전자로 외국인의 저가매수세가 집중됐다”며 “엔비디아 GTC 2025 행사가 진행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기대감이 증가했고 최근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상향 등 호재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삼쪽이’에서 ‘최선호주’로…달라진 위상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부진과 HBM 납품 지연 등으로 지난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1분기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고 보긴 힘들다. 다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데다 미국이 칩스법을 폐기할 가능성이 적은데 주목하고 있다. 리스크가 줄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자 저점 인식이 확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전일 있었던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적극 추진 의사와 더불어 빠르면 2분기부터 HBM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DS투자증권은 삼성전자를 반도체 섹터의 최선호주로 꼽으며 주가 반등을 예상했다. 이수림 연구원은 “3~4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4월까지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며 “메모리 전반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확산되는 시점으로 메모리 업체 이익 추정치의 상향 가능성이 존재하며 범용 메모리, 특히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른 이익 회복 강도는 삼성전자가 더욱 강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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