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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브랜드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은 가격 인상으로 ‘보복 소비’ 심리에 불을 지핀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치재는 일반 소비재와 비교해 가격에 비탄력적인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폭이 적다. 브랜드 입장에서 원재료가 상승, 환율 변동, 제작비 인상에 따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오픈 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등 ‘아무리 비싸도 살 사람은 결국 지갑을 연다’는 학습된 자신감에 너 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실제 가격 인상 횟수에 따라 3사 매출 증가율도 차이를 보였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루이비통이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4681억원으로 전년(1조467억원) 대비 40.2%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7846억원)과 비교하면 87.1%나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018억원으로 전년(1519억원) 대비 98.7% 상승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다섯 차례에 걸쳐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의 지난해 매출은 1조2237억원로 전년(9295억원) 대비 3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88억원으로 전년(1491억원) 대비 66.9% 올랐다. 샤넬은 지난해 세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275억원으로 전년(4190억원)보다 25.8%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1333억원) 대비 27.8% 늘어난 1704억원이다. 에르메스의 경우 연초 1회 가격을 올리는 만큼 샤넬과 루이비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 증가율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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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에서는 주요 럭셔리 브랜드 매출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해외 여행길이 막히며 명품 소비가 늘어난 만큼 일상이 단계적으로 회복되면 다시 과거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제품군은 가격 저항이 적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비자 눈치를 보기는커녕 가격 인상으로 브랜드 가치와 매출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게 사실이지만 다만 올해부터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 국내 럭셔리 브랜드 매출 상승세도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