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인공관절 대신 자기 관절을 살리는 근위경골절골술이 늘고 있다. 하지만 수술 후 만족도는 환자마다 제각각.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반월연골판이식 클리닉장)과 명지병원 정형외과 김진구 교수팀은 이 수술을 받은 환자 125명을 평균 3년(37.2개월) 추적한 결과, 그 기준이 허벅지 근력에 있다는 사실을 연구로 확인했다. 이어 이를 분석해 수술 1년 뒤 필요한 근력 기준을 논문을 통해 처음 제시했다.
근위경골절골술은 O자로 휜 다리 탓에 무릎 안쪽 연골이 닳은 중년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정강이뼈 윗부분을 잘라 다리 축을 바깥으로 옮겨, 안쪽에 몰린 체중 부담을 무릎 전체로 나눠 주는 수술이다. 자기 관절을 그대로 둔 채 통증을 줄이기 때문에, 아직 일하고 운동해야 하는 40~60대에게 인공관절 시기를 늦추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다리 축이 잘 교정되고 뼈가 붙어도 환자가 느끼는 회복은 제각각이라는 점이었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허벅지 앞쪽 근육에서 찾았다. 수술 후 통증과 붓기로 다리를 아끼고 한동안 체중을 다 싣지 못하는 사이 빠진 근육이, 얼마나 돌아오느냐가 결과를 갈랐다. 무릎을 굽히는 근력은 1년 만에 수술 전을 넘어섰지만, 무릎을 펴고 몸을 지탱하는 근력은 1년 이상이 지나서야 수술 전 수준을 회복했다.
갈림길은 숫자로 확인됐다. 수술 1년 시점에 무릎을 펴는 힘이 체중 1kg당 1.3N·m, 체중 60kg 환자라면 약 78N·m을 넘느냐였다. 이 기준을 넘긴 환자는 65.5%가 만족스러운 무릎 상태에 도달한 반면, 넘지 못한 환자는 20.8%에 그쳤다.
재는 방식도 관건이었다. 그동안 재활 현장은 수술한 다리가 반대쪽 다리만큼 회복됐는지를 주로 확인해 왔다. 그러나 중년 관절염 환자는 반대쪽 무릎도 함께 약해져 있어, 두 다리가 비슷해 보여도 양쪽 다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양쪽 균형은 만족도와 큰 연관이 없었고, 수술한 다리 자체의 근력이 결과를 좌우했다.
해외에서도 절골술 후 근력이 중요하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재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준 수치를 제시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원 교수는 “그동안 절골술 후 재활에는 환자에게 제시할 목표 수치가 없었다”며 “이제는 1년 시점에 도달해야 할 숫자를 놓고 환자와 상의할 수 있고, 기준에 못 미치는 환자를 일찍 가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리 축을 바로잡는 것이 회복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근력이 채운다”며 “자기 관절을 지키는 수술의 가치를 끝까지 살리려면 수술과 재활이 하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스포츠의학회(ESSKA) 공식 학술지이자 무릎·스포츠손상 분야 학술지인 《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KSSTA)》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