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교수(한국지급결제학회 부회장)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K금융 대전환’ 심포지엄에서 청중석 공개 발언을 통해 “한국은행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정책당국, 한은을 디펜스하는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차 교수는 한은에서 37년간 근무하며 워싱턴사무소장, 금융결제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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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차 교수는 한은이 ‘은행 지분 51% 룰’ 입장을 고수하는 배경을 다르게 해석했다. 차 교수는 “한은이 은행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자고 하는 이유는 금산분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산분리는 대기업 등 산업자본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소유·지배하지 못하도록 분리하는 원칙이다. 금산분리가 없으면 대기업이 은행 자금을 사금고처럼 사용하거나 자기 계열사에만 돈을 몰아줄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공공성이 강한 금융을 산업자본으로부터 떼어놓자는 게 금산분리의 취지다.
차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고객 자금을 국채에 넣은 뒤 사업자는 이자를 가져가되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며 “사업권만 받으면 굉장히 쉬운 비즈니스다. 규모의 경제적 속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이에 따라 삼성, 현대, SK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하면 어떻게 될까”라며 “(대기업이 진출하면 금산분리 관련)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것 같아 (한은은) 주인이 없는 은행 중심으로 하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비용은 거의 안 늘고 이익은 불어나는 구조여서 규모가 클수록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차 교수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차 교수는 기존의 대규모 가입자, 여러 계열사 등 규모의 경제를 가진 대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출하면 사실상 과점·독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차 교수는 “금융위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발행 허가를 할 때 대기업의 과점 현상을 고려하고 계신가”라고 질의했다. 관련해 이날 참석한 윤영주 금융위 가상자산과 사무관은 “한은에서 제기하는 ‘삼성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문제는 유통 플랫폼의 독점력이나 지배력 확산에 대한 문제 의식”이라며 “그런 것까지 감안하면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 기본법) 규율 체계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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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교수는 “오늘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스테이블코인은 돈(법정통화)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카카오에서는 커런시(currency·통화)라고 했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통화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종섭 서울대 교수는 ‘분명한 영향을 준다’고 했다”며 “오늘 7개 학회에서 오신 분들의 의견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7대 학회(한국증권학회, 한국경영학회, 한국금융학회, 한국금융공학회, 한국재무관리학회, 한국지급결제학회, 한국회계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카카오가 후원했다.
차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이렇게 다르다”며 “그런데 ‘시간이 없는데 왜 법이 빨리 안 되느냐’, ‘(금융위·한은이) 왜 놀고 있느냐’라고 얘기하는 것은 과한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민주당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신속 마련’ 국정과제에 따라 내년 연초에 정부안을 제출받고 최대한 빨리 법안 처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