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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원외 주자이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황교안 전(前)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이번 결정의 최대수혜자로서 당권 가도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전당대회 하마평이 나오는 일부 후보군들은 최고위원 출마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권한 막강…대표·최고위원 동시 선출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비대위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지난 의원총회에서 지도체제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라는 말이 있었고 이후 소속 의원 전원에게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며 “의원 다수가 현행 지도체제를 유지하자고 해서 그대로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17일 오후 2시에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회관 대강당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그게 끝나면 오후 3시에 전국위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안을 단일안으로 보고해 통과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에 여성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던 방식은 동시 선출로 변경했다.
현행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하고 대표에게 인사권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다. 반면 앞서 20대 총선 당시 김무성 체제에서의 순수 집단지도체제(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에 선출하고 당 대표 권한도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었다.
한국당은 단일지도체제 유지 시 당 대표 권한을 분산할 일부 보완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행체제를 수정 없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현행대로 하자는 얘기가 우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잘 결정”vs“단일지도체제 폐단 극복 어려워”
다음날(15일) 입당 예정인 황교안 전 총리와 당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단일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지기반이 약한 원외 인사들은 대표에게 막강한 권한이 실려야만 당선 뒤 제대로 그립(장악력)을 쥘 수 있다.
한국당 전당대회 세칙은 일반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30%로 같은 조사 비율이 10%에 불과한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해 3배에 달한다. 즉 인지도가 당선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로 계파별 나눠 먹기 형태로 진행될 우려가 있는 당 대표-최고위원 동시 선출보다 메이저리그 대 마이너리그 식 양분 구도가 이들에겐 더 유리하다.
또 잠룡(潛龍)으로 분류되는 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맞서는 강력한 제1야당 대표 이미지를 굳혀 대권 주자 입지도 다질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친박(박근혜)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황 전 총리와 범친박 김 전 지사, 비박 오 전 시장 등의 대결이 계파 간 건곤일척(乾坤一擲) 싸움으로 치달을 경우 당내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홍준표 체제에서 봤듯이 당 대표의 전횡으로 당이 흔들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 전 시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단일지도체제 유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잘 결정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정확한 출마입장 표명 등에 대해서는 “아직은 조금 이르고 지켜볼 부분들이 있어서 심사숙고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전당대회 출마선언 시점을 저울질 중인 조경태 의원은 “당선되기 전에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한 표 달라고 해놓고 대표가 되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게 민주정당으로 바람직하냐”며 “누가 당권을 잡아도 그런 단일지도체제 폐단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마찬가지로 전당대회를 준비 중인 안상수 의원도 “야당은 오순도순 합의해서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