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했다. 강 회장은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보유한 후, 수익을 내는 ‘장기투자’ 문화를 이끌어왔다. 다만 강 회장이 이끈 가치투자 펀드들은 시장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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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중립 포지션을 추구하는 ‘해피드림투게더 증권투자신탁1호[주식혼합]’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이 0.68%로 1위에 올랐다.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로, 삼성전자(005930)(23.37%)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5.22%), 카카오(035720)(4.04%), 네이버(035420)(2.69%)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짜여있다.
운용설정액 1위 펀드는 강 회장이 책임운용을 맡고 있는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다. 다만 운용설정액이 5500억원을 넘는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0.75%로 시장 평균수익률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펀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 상품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다. 이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26.26%에 불과했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국 일등 기업에 주목한다’는 기치로 출시한 이 펀드의 편입 비중 1위는 카카오(035720)(8.69%)다. 최근 카카오가 반등세를 타고 있지만, 지난 일년간 플랫폼 규제와 미국 유동성 축소 등에 직격탄을 맞은 만큼, 펀드의 성적도 좋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 주가는 연초 대비 34.67% 하락했다. 편입 비중 2위는 하이브(352820)(8.10%)로, 올 들어 69.25% 하락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높은 보수에 비해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미국 S&P500을 기초지수로 하는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의 보수율은 0.99%로, 상장 ETF의 평균(0.546%)을 크게 웃돈다. 다만 이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1.58%다. 올 들어 S&P500 지수가 15.10% 하락한 데 반해 ETF 가격은 28.82%로 지수보다 크게 떨어졌다.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20.8%)가 연초 ‘천백슬라’ 주가를 회복하지 못 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액티브 상품인 ‘코리아플랫폼액티브 ETF’ 역시 보수율이 0.975%로 높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31.96%를 기록했다.
액티브 ETF가 죽을 쑤는 가운데, 제조와 밸류체인 소재 등 후방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 ETF’만이 최근 한 달간 6.45%로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이 ETF 역시 미국 S&P500 지수를 비교지수로 한다.
한편 강 회장은 이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에 운용총괄(CIO) 업무는 지난 20여 년 간 에셋플러스 운용본부를 이끌어온 정석훈 전무가 이어받을 전망이다. 또 새로운 등기이사에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과 강 회장의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 회장이라는 걸출한 스타 매니저가 사라진 후에도 에셋플러스운용이 현재의 입지를 유지하려면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할 것”이라며 “변동성이 심화하는 장에서 강 회장의 후배들이 어떤 ‘가치투자’로 승부할지 눈 여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