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치켜세우며 '피스 메이커'…남북관계 실리챙긴 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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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5.08.26 14:24:13

트럼프 의중 파악한 특유의 화법으로 '화기애애'
APEC 참석 및 북미 만남…트럼프 "슬기로운 제안"
10월 경주 APEC 계기 북미정상회담 성사 기대
李대통령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 역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제안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요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답했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여건 조성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

“北 트럼프 월드 지어 골프 칠 수 있게 해달라”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유의 화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조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사람은 트럼프’라는 뉘앙스의 언급을 여러 번 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등 분쟁 해소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노력을 언급하며 “세계 지도자 중에 전 세계의 평화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님처럼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실제 성과를 낸 건 처음”이라면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곳에서의 전쟁들이 트럼프 대통령님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골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를 하겠다”고 덧붙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영접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자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접근법은 북한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주도적 역할을 자처하고 성과 알리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감안한 결과물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없는 사이 북한 문제가 악화했다며 자기 역할의 중요성을 스스로 강조했다. 나아가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까지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초청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깜짝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호응했다. 남북 관계 경색으로 독자 해결이 사실상 어려워진 북한 문제의 주도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김으로써 실리를 취한 것으로 평가받는 대목이다.

6년전 남북미 판문점 회동 재현되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이던 지난 2018년 파푸아뉴기니 APEC 정상회의에 불참한 사례가 있지만, 미국 대통령들은 대체로 APEC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회담에서 APEC 참석 의향에 대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상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APEC에 북한을 초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온다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고, 일종의 선후관계가 있는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만남이 성사될 경우 2019년 6월처럼 판문점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국제 문제 해결을 통한 성과 쌓기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의 재회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처럼 남북미 정상이 함께 모이는 모습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또 방한할 건 아니니까 APEC 참석차 방한하는 계기를 (북미 정상회담 만남 성사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APEC 계기에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려면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여건 조성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 뒤 존 햄리 CSIS 소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담 이후 이 대통령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에서 북핵 해법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해 이젠 재진입 기술의 마지막 단계만 남겨놓고 있다”면서 “핵폭탄을 싣고 미국까지 날아올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거의 개발돼 있고, 매년 10~20개 핵폭탄을 만들 역량을 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강력하게 제압은 하되, 미국에 현실적 위협이 되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은 억압하는 것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적절히 관리할 수단도 필요하다”고 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야말로 한국과 북한 모두에, 나아가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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