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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항소심에서도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 포괄적 현안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수백억원의 뇌물을 건넸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전제부터 잘못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검과 삼성 변호인단은 부정한 청탁이 이뤄진 자리로 의심받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첫 독대 시점을 두고 다퉜다. 특검은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등 지금까지 알려진 3번의 단독면담 외에 이른바 ‘0차 독대’로 불리는 한차례 면담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법정 증언 등을 바탕으로 두 사람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처음으로 만났다고 했다. 특검은 이 내용을 공소장에도 반영했다.
반면 삼성 측은 2014년 9월 15일 두 사람이 처음 독대했다며 특검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제가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라며 이 같이 밝혔다.
부정 청탁의 대상인 그룹 경영권 승계 존재를 두고도 양측은 정반대 입장에 섰다. 박 특검은 의견진술에서 “이 사건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정경유착 사건의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승계작업은 특검이 사후에 만든 자의적이고 추상적인 현안”으로 “이 부회장은 계획하거나 추진한 적이 없고 필요성도 없었다”는 게 삼성 측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저는 아버지처럼 셋째 아들도 아니고 외아들이다. 다른 기업과 달리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지도 않았다”며 “이런 제가 왜 뇌물을 주고 청탁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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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단독면담 사실만으로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으며 실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도움받은 건 없다는 게 삼성 측 입장이다.
1심에서 뇌물죄가 인정된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승마지원의 성격을 두고 양측은 엇갈렸다. 삼성 변호인단은 “올림픽 출전을 위한 승마선수 육성이란 공익적 측면으로 지원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 특검은 “피고인들이 최씨를 위해 고가의 말을 사주고 거액의 자금을 공여한 행위를 ‘사회공헌활동’으로 주장하는 것은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특검은 이날 항소심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형 등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7~10년의 중형을 다시 구형했다. 특검은 “뇌물의 액수와 뇌물 대가로 취득한 이익, 횡령 피해자인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끼친 피해 규모, 국외로 도피시킨 재산 액수, 피고인들이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 변호인단은 “특검은 재산국외도피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이어서 이번 구형량은 문제없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은 뇌물공여죄이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부수적인 것이라는 특검 스스로의 주장과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뇌물공여죄의 법정형은 최대 징역 5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