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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노하우 AI로 잇고, 공급망 전체로 확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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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10.26 16: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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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인터뷰
숙련공 은퇴 전 공정기술·경험 데이터화
대기업 AI 활용 성과, 협력사까지 확산
“AI 도입은 경영전략…생산성으로 평가”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한국은 대기업과 수많은 협력기업이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개별 대기업의 AI 전환만으로는 산업 전체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인공지능(AI) 전환을 공급망 전체로 확산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기업이 축적한 AI 활용 경험과 검증된 표준을 협력사와 공유하고 중소·중견기업도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사진=한국산업연합포럼)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사진=한국산업연합포럼)
정 회장은 산업통상부 제1차관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산업·통상 전문가다. 그는 한국 제조업이 쌓아온 공정기술과 현장 경험을 AI에 연결하는 일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과제로 꼽았다.

특히 숙련근로자 은퇴 전에 노하우를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 동안 축적한 공정기술과 문제 해결 경험, 이상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은 제조업의 중요한 무형자산이다. 그러나 상당 부분이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담겨 있어 후속 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이들이 은퇴하기 전에 이러한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데이터와 지식자산으로 전환해 후속 세대의 기술 전수와 AI 활용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축적한 현장 경험을 제조 데이터와 결합하고 공급망 전체로 확산하는 역량이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변화는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실행하는 ‘에이전틱 AI’ 확산과 맞물려 있다. 설계·생산·품질·물류 데이터가 연결되면 AI가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정해진 권한 안에서 공정 조정과 품질관리, 발주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업무 흐름을 어떻게 재설계하느냐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정 회장은 “경영자와 관리자의 역할은 모든 업무를 직접 지시하고 확인하는 데서 목표와 권한을 설정하고 예외와 위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존 인력이 판단과 관리, 창의적 업무를 맡도록 역할을 바꾸고 재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투자 역시 경영진이 목표와 성과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봤다. 어떤 모델이나 솔루션을 구매할지 결정하기에 앞서 해결할 업무와 문제를 정하고, 생산성·품질·비용·고객서비스 측면에서 무엇을 개선할지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AI를 IT 부서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경영전략의 문제로 다루고, 현업 부서가 직접 참여해 도입 전후의 성과를 측정할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서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품질과 접근권한을 정리하는 작업도 필수로 꼽았다. 기술 도입 이후 조직과 업무방식이 바뀌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투자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중견기업 지원은 이러한 변화가 현장에 정착할 때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기 투자비와 전문인력, 데이터가 부족한 기업에 자체 AI 인프라와 조직을 모두 갖추도록 요구하기는 어렵다. 공동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교육·컨설팅을 제공해 진입비용을 낮추고 업종별 성공 사례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 회장은 “어느 공정과 업무에 AI를 적용해야 효과가 있는지 진단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정비하며, 도입 후 실제 성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에는 검증된 활용 경험과 표준을 협력사와 공유하는 역할을 주문했다. 협력사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이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으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AI에 실행 권한을 부여하는 만큼 이를 통제할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권한만 부여하고, 사람이 개입할 기준과 행동 기록, 안전성 테스트, 사고 대응 절차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위험이 낮은 업무에 적용한 뒤 성과와 위험을 함께 측정하며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제안했다.

정부에는 위험 수준에 맞는 규제와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요구했다. 생명·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엄격히 관리하되 위험이 낮은 활용까지 같은 기준으로 규율해 기업의 실험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수출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제표준과 규범 정합성을 높이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봤다.

정 회장은 GPU 확보와 함께 전력·데이터센터·네트워크, 양질의 데이터와 산업 현장의 활용 인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경쟁력은 우리 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높였느냐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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