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법관 증원 비판한 문형배 "환자 진단 없이 수술하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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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5.10.22 14:34:31

전 헌재소장대행, 민주당 사법개혁안에 신중론
"2010년과 달리 명확한 사정 변경 설명 없어"
"상고심사제·하급심 판사 증원 등 종합 접근 필요"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 중심의 사법개혁안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법률가의 길-헌법소원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마친 뒤 Q&A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문형배 전 권한대행은 최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이 사법부의 문제를 단일 처방으로 해결하려는 건 마치 종합적인 진단과 처치가 필요한 환자를 동네 외과로 보내 바로 수술부터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주도의 사법개혁 논의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과 사법부가 참여했지만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와 논의 부족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지금은 명확한 사정 변경 설명도 없이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행은 대법관 증원 문제는 상고심사제 도입, 하급심 판사 증원, 사건 수 감량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며 단계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의료개혁도 의사들의 동의와 참여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듯, 사법개혁도 그 내용을 시행하고 운용할 주체는 사법부”라고 말했다. 이어 “타협과 평가, 실행의 피드백 없이 단기간에 대법관을 대폭 늘리는 것은 오히려 사법부의 독립성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해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상고심사제 도입과 관련해 그는 “심리불속행 판결에서 한줄을 쓰는 것보다, 상고심사제를 도입해 상고불수리 결정을 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고심사제는 대법원이 법률심으로서 다룰 필요가 있는 사건만을 선별해 본심리에 회부하도록 한 제도다. 독일, 일본 등에서 시행 중이다.

앞서 지난 20일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고,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하며, 법관평가제를 도입하는 등의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문 전 대행은 오는 23일 제16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탄핵 결정으로 본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한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민주주의의 미래’다.

그는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하려면 ‘상호 관용과 자제’라는 규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개혁은 권력을 쥐었을 때 스스로 절제하며 추진해야 한다”며 “자신에게 불리해도 원칙을 지키는 여당의 태도가 사회통합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개혁 성공의 핵심으로는 ‘일관된 원칙 고수’를 꼽았다. “야당일 때, 여당일 때 주장하는 것이 달라지는 그 순간, 사회의 신뢰와 통합은 무너진다”는 것이다.

문 전 권한대행은 사회통합에 대한 책임은 국회에 있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여론조사상 더불어민주당은 약 40%, 국민의힘은 약 30%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며 “양당이 협력해야 국민의 의사가 법률에 충분히 반영되고 정당성도 확보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해산 요구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의 비위와 범죄가 드러나고 있어도, 한동훈 당시 당대표가 비상계엄 해제 등에 참여했기에 정당 전체를 ‘내란동조당’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헌재가 아니라 국민의 선택, 즉 선거에서 심판받을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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