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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 시장 '꿈틀'..서비스 사업자 적극 행보

이재운 기자I 2019.04.17 18:09:11

AWS, IBM, 구글 등 한국내 영업 강화 나서
KT, 네이버(NBP), NHN 등 국내업체도 열심
시장 연 20% 고성장, 공공·금융 대상 확장

추동우 롯데쇼핑 본부장(상무)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 서밋 서울 2019’ 행사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한 통합 서비스 구축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AWS코리아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고객 계정관리, 롯데쇼핑(023530)의 통합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서비스 구축, 나아가 대한항공(003490)의 모든 IT 시스템 전환까지 ‘클라우드’라는 이름은 이제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시작으로 스타트업, 미디어 기업 등으로도 클라우드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며 관련 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7일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AWS 서밋 서울 2019’ 행사를 열고 자신들의 강점을 소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또 앞서 16일에는 IBM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전략 브리핑을, KT(030200)가 자사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 전략을 각각 소개했다. 구글도 최근 서울 지역 데이터센터(리전) 운영계획을 내놨다. 네이버(035420)는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해 공공 시장 공략을 천명했고, NHN(035420)도 ‘토스트’ 서비스를 통해 역시 공공과 국내기업 대상 영업에 나섰다.

◇두자리수 성장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너도 나도 전환·도입”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위워크 서울스퀘어점에서 열린 LG CNS의 ‘클라우드엑스퍼’ 출시와 LG그룹사 대상 클라우드 전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섭 LG CNS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 CNS 제공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국내 퍼블릭(공개형) 클라우드 시장 규모를 올해 2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022년에는 3조7238억원 규모로 확대를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이 올해 전년 대비 17.5% 증가한 약 243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나스닥에서는 클라우드를 테마로 한 ETF 상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공·금융 분야에서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시행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 수요가 늘고, 여기에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프라이빗(폐쇄형) 클라우드 수요도 적지 않다는 것이 클라우드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네이버(NBP)는 공공기관 전용 GPU 서버를 선보이기도 했다.

클라우드의 확산은 모든 것을 디지털로 처리하면서 IT 인프라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여기에 기업의 성장과 사업 다양화, 인수합병 등에 따른 사업장수 증가 등이 겹치면서 관련 비용 증가와 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별도로 서버나 데이터센터를 확충할 필요없이 추가로 서비스를 구매해 사용하면 되고, 필요 없어지면 그만큼 해지하면 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대규모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한 기술 도입이 확산되는 점 또한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추동우 롯데쇼핑 본부장(상무)은 “각종 이벤트 진행시 몰리는 접속량에 대비해 서버 증설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사업 변화에 따른 민첩성을 더하고, 별도 서버 없이도 각종 시스템을 구현(서버리스)할 수 있게 되는 점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특히 지난해부터 삼성, LG, SK, KT 등 IT 분야 강점을 가진 그룹사가 클라우드 전환을 시작했고, 올해 롯데와 대한항공 등도 전환에 나서면서 관련 세미나와 콘퍼런스가 이어지고 있다.

AWS가 개최하는 ‘AWS 서밋 서울’ 행사의 경우 올해 5회째를 맞이하면서 1만여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행사장에는 △삼성SDS, LG CNS, GS네오텍, NDS 등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은 물론 △메가존, 베스핀글로벌 등 구축·컨설팅 사업자 △안랩, SK인포섹, 시큐아이, 트렌드마이크로 등 국내·외 주요 보안 업체도 참가해 관련 서비스와 기술을 소개했다.

아드리안 콕크로프트 AWS 클라우드 아키텍처 전략담당 부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IT 인프라는 물론 데이터베이스(DB) 관리 등에서도 기존 설치형·라이선스형 대신 오픈소스 기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방대해지는 IT 시스템 특성 환경을 고려해 비용효율적인 대안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MBC), 조선미디어그룹 등 미디어 업계는 물론 마이리얼트립, 마켓컬리 같은 스타트업도 역시 클라우드 도입·전환에 적극적이다. 역시 IT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업무 혁신이 가능해지는 ‘클라우드 최적화(Cloud-Native)’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 한국IBM 전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IBM 본사에서 진행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미디어세션에서 주요 전략 사항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IBM 제공
◇‘멀티 클라우드’ 보편화에 국내·외 업체 각축전

업계는 AWS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각축을 벌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구글이 참전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겠지만, 많은 기업과 기관이 클라우드 전환을 꾀하고 있어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두 개 이상의 서비스를 도입하는 ‘멀티 클라우드’가 보편화되면서 서비스 사업자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김강정 한국IBM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영업총괄 상무는 “특정 사업자(벤더)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고루 활용하도록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다”며 “IBM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를 같이 사용하더라도 우리의 관리도구로 한눈에 운영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일 KT 블록체인비즈센터장(상무)은 “KT의 블록체인 서비스도 기본적으로는 KT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지만, 고객이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 운영을 조건으로 요구하면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NHN의 경우 국내 서비스에 이어 일본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 특히 일본시장이 한국의 3.5배에 달하고, 한국에서 검증된 노하우와 기술력에 대한 인정과 관심이 높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발생했던 AWS 서울리전의 서비스 중단 사태 이후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시 외국계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를 섞어서 도입하는데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의 효율성은 많이들 공감하지만, 결국 보안과 안정성에서 선택이 갈린다”며 “글로벌 사업자의 점유율이 우세하지만, 국내 사업자들도 틈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 서밋 서울 2019’에서 정재연 삼성전자 상무(연구위원)가 ‘삼성 어카운트’의 데이터베이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AWS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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