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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석방 후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열심히 일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신 회장이 일선에 복귀하게 된 만큼 그간 미뤄졌던 경영활동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존중한다”며 “롯데는 그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일들을 챙겨 나가는 한편,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석방됨에 따라 그동안 결과를 내지 못했던 해외사업 및 대규모 투자, 그룹 내부 혁신 등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집행유예라 할지라도 일부 유죄가 인정된다면 대법 상고 과정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므로 적극적인 활동엔 일부 제약이 있을 순 있으나 경영 정상화 수순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우선 그동안 정체돼왔던 투자와 고용 등이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투자 및 채용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다른 기업들은 속속 계획을 내놨지만, 최종 결정권자의 부재로 인해 기업의 미래를 그리지 못했던 셈이다.
이제 신 회장이 현업으로 복귀하게 된 만큼 이같은 부분도 조속히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국내외 신사업 추진에 대한 검토 및 결단과 신 회장 부재 시 적극적이지 못했던 인수합병 매물들에 대한 검토, 중국사업 등 해외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등 그간 정체돼 있었던 사업 현안들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과 관련한 업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KS(Krakatau Steel, 크라카타우 스틸)가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예상 투자 규모는 약 4조원. 투자 규모가 상당한 만큼 양국 정부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2016년 신규 법인(PT Lotte Chemical Indonesia)을 설립했고, KS와 약 50ha에 대한 부지사용권한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토지 등기 이전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신 회장의 최종 투자 의사 결정이 지연됨에 따라 롯데는 더이상 상황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지주사 전환이나 호텔롯데 상장 등 롯데그룹의 혁신 작업 역시 재가동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현업에 복귀하게 된 만큼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롯데면세점의 특허 취소 여부는 관세청으로 공이 넘어갔다.
재판부는 월드타워점 특허 재취득에 대해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봤다. 관세법 178조에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심 판결이 있은 후 관세청은 취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만큼 관세청이 방침을 내놔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특허 취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월드타워점에만 1400명의 일자리가 달려 있고 신 회장이 실형을 면한만큼 극단적인 처분을 내릴 명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영문 관세청장 역시 여러 자리에서 부정 청탁이 인정된다고 바로 특허 취소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법리 검토가 필요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롯데그룹 혁신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할 계획이다. 면세점은 호텔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상적으로 운영돼야 호텔롯데 상장 시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롯데면세점 측은 “일단 관세청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