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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설명회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과 태영그룹 오너가)구체적인 자구 계획안을 제시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는 취지로만 얘기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이렇게 자구안에 구체적인 계획안도 없이 그저 도와달라고 한다면 워크아웃 계획안이 채권단 75%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다”고 질타했다. 워크아웃 개시 전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강력히 유감을 표시한 것은 그간 워크아웃 전례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태영건설은 2시간가량 진행한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에코비트 매각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 네 가지 자구안을 제시했다. 이미 알려진 수준으로 일각에서 제기된 대주주 사재 출연이나 핵심 계열사 SBS 매각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강 회장은 태영건설이 애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태영건설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사용하겠다 해놓고 1133억원 중 400억원만 지원한 점 등을 거론한 것이다. 강 회장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 태영 측과 신뢰가 상실된 첫 번째 케이스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우선 4가지 자구 계획안 이행부터 촉구했다. 추가적인 자구안 유무를 떠나 애초 약속한 자구안 이행이 전제되지 않으면 채권단을 설득할 수 없다는 이유다. 강 회장은 “태영이 진정성을 갖고 자구 계획안을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로 채권단 손실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 실패 시 ‘플랜B’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워크아웃이 채권단의 이익과 태영건설의 이익을 공동으로 극대화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며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태영홀딩스 등이 충분히 노력해주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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