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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 소득수준 따라 희비…1~3분위↓ 4~5분위↑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월평균 소득이 5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소득(-6.8%)과 이전소득은(-0.9%) 줄었으나 근로소득(8.6%)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소득은 전년도 1분기와 똑같았다. 월급봉투에 찍힌 숫자는 늘었지만 가계살림은 그대로라는 뜻이다. 직전 2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소했던 실질소득은 물가가 다소 진정세를 보인 1분기도 반등하진 못했다. 가구 실질소득이 3개 분기 이상 정체·감소한 것은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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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 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45배로, 1년전 대비 0.25배 포인트(p) 높아졌다. 5분위 배율은 높을 수록 빈부격차가 크고 분배 상황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4분기 연속 전년대비 개선세를 보이다가 다시 나빠졌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5분위 소득 증가율이 1분위를 상회하면서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된 것”이라며 “5분위 소득이 상대적 증가한 것은 취업자나 상용직 근로자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손실보상금·방역지원금 영향이 소멸되면서 자영업자 분위가 약간 하위 분위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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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인상 가계살림 직격…고금리 영향 ‘뚜렷’
인상된 전기 및 가스요금도 가계살림을 직격했다. 1분기 월평균 연료비 지출은 16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5% 증가했다.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로, 직전 4분기 증가율(16.4%)을 훌쩍 넘어섰다. 연료비는 전기료와 가스비 등 가정에서 지출하는 광열비를 일컫는 지출 항목이다.
연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전기·가스요금이 오른 탓이다. 지난해 전기요금은 세 차례(4·7·10월)에 걸쳐 kWh 당 총 19.3원 올랐고 올해 1월 13.1원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도 지난해 4차례에 걸쳐 MJ 당 총 5.47원이 인상됐다. 전기·가스요금이 인상이 대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폭은 계속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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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단계에 접어들면서 대면 서비스업 지출도 크게 늘었다. 오락·문화 지출은 전년 대비 34.9% 증가해 역대 최대폭 상승했고, 음식·숙박(21.1%)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했다. 교통 지출 역시 21.6% 증가했는데 이는 자동차구입(42.9%)의 영향이다. 반면 집밥과 연결되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2.9%)했다.
기재부는 “양호한 고용흐름과 전반적인 소득증가세가 소득·분배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며 “취약계층의 고용여건 개선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조기집행하고 공공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민생·물가안정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