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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9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6.8%, 영업이익은 557.2% 급증한 수치다. 앞서 1분기에도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으로 당시 기준 분기 최대 실적을 냈는데, 이번 2분기 실적으로 또 한 번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회사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추가 메모리 공급 요청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런 투자가 AI 서비스에서 창출한 실제 수익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어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호황 속에서 SK하이닉스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장기공급계약 확대다. 회사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 개 고객사와 메모리 장기공급 다년 계약 체결을 마무리했으며, 다른 주요 고객들과도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핵심 고객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주요 빅테크들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 계약은 단순히 향후 공급 물량을 미리 정해두는 수준을 넘어, 예치금 등 재무적 장치를 포함해 가격 변동 위험까지 낮추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까지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 형태로 계약을 맺어, 고객사의 기술 로드맵에 맞춰 제품을 미리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회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 사업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빅테크들과의 장기공급계약을 통해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AI 메모리가 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기계약 확대 흐름은 이미 여러 갈래로 진행돼 온 것이기도 하다. 지난달 8일 서울 SK서린빌딩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최대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며 “오늘 2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연장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미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로부터 매년 수십억달러 상당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어 지난 24일(현지시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SK그룹이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앤트로픽·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 영역에 걸쳐 약 7500억달러 규모의 협력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SK하이닉스는 MS와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서버용 메모리를 MS 데이터센터에 중장기 공급하는 협력에도 뜻을 모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장기계약 확대가 SK하이닉스와 고객사 양쪽 모두에 실익이 있는 구조라고 평가한다. AI 컴퓨팅 경쟁력이 메모리 공급 안정성에 좌우되는 구조에서, 엔비디아 등 고객사는 장기 계약을 통해 GPU 로드맵 실행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회수 가시성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고, 삼성전자나 마이크론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파고들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가 고객사 다각화와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한편 이날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국내 보통주 간 상호전환이 허용되기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 막혀 있던 차익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미국과 한국 시장 간 벌어졌던 가격 차이가 조정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전환이 시작되더라도 실제 차익거래 물량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신중한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역대급 실적과 대규모 장기계약, ADR 상호전환이라는 세 가지 소식이 겹치면서,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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