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탄소중립 전략, 규제에서 기술개발 지원 전환해야"

송재민 기자I 2025.12.10 13:30:00

대한상의,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
"녹색 산업 핵심 동력으로…미래 경쟁력 주도해야"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국가 탄소중립 전략을 현행 규제 중심에서 기술개발 지원으로 전략의 중심축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부문에서 탄소중립 정책의 규제 강화는 산업 경쟁력이 위축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산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대는 10일 상의회관에서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날 세미나는 ‘정부의 탄소중립·에너지 정책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구체적인 탄소 중립 이행 방법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위성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위원회 위원장,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기업·학계·시민단체 등 각계 주요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세미나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제안으로 국가적 아젠다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의 해법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2022년부터 개최됐으며, 이번이 8번째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앞으로 탄소중립과 녹색 대전환으로 막대한 규모의 신시장이 창출될 것”이라며 “녹색 산업을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시켜 미래 산업 경쟁력을 주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규제 중심의 탄소 감축체계가 가진 한계를 지적하며, 산업 전환을 뒷받침할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 정책의 필요성과 구체적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부문의 탄소중립 정책은 한국 산업이 어떤 구조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비전과 사회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규제 강화만으로는 기업 활동 위축 위험이 있는 만큼 산업 성장을 견인할 혁신기술 개발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GX(Green Transformation) 전략을 통해 산업·에너지·기술 정책을 통합하고, 성장·탈탄소·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종합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특히 20조 엔 규모의 GX 경제이행채 발행, 탄소가격제 도입, 전환금융 활성화, 세제·보조금 지원 등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금융, 인센티브를 결합해 기업의 탈탄소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난감축산업은 기존 기술만으로는 감축에 한계가 있어 과학적 감축 로드맵과 대규모 기술개발 투자가 필수”라며 “일본처럼 정부가 명확한 중장기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재정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혁신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최창민 플랜1.5 정책활동가는 “기업의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위반과 국제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는 기업이 1.5℃ 목표에 부합하도록 법적 수준의 감축 조치를 요구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테크의 역할과 과제가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에너지 다소비 산업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술혁신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실증 지원 확대 △민간투자 유인 △규제 합리화 △인력·인프라 기반 강화 등 통합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에서 기후테크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해 정부의 기술혁신 전략과 향후 지원 방향을 직접 소개하고, 산업계·전문가들과 정책 실행 과정의 과제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규제 중심 접근만으로는 산업 전환을 충분히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높이고 기술혁신과 금융, 인력 등 전환의 핵심 요소를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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