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AC 늘었지만 좁아진 투자문…더블 라이선스가 장악

박소영 기자I 2025.11.25 11:31:02

국내 AC 474개사…누적 투자금 4조 육박
상위 170개사가 투자 집행 주도하는 구조
“구조 개선 위해 업계 협력·역량 강화 필요”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초기투자 생태계가 제도권으로 편입된 이후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투자 양극화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사들이 전체 누적투자 집행액 대다수를 차지하는 흐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서다. 업계는 이런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AC들의 역량을 강화할 묘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25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AC협회)가 발간한 ‘2025 상반기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AC 운영사는 2017년 37곳에서 올해 상반기 474개사로 늘었다. 이 가운데 신규 등록사는 17곳, 말소는 11곳이다.

이번 백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공시된 창업기획자를 조사대상으로 삼았으며, 이들의 공시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로 작성됐다. 2017년은 초기투자 생태계가 제도권에 편입된 직후로 AC 산업 원년이라고 볼 수 있다. 8년새 13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AC가 투자한 금액은 총 3조 8052억원으로 누적 투자건수는 1만 1615건에 달했다.

다만 상위 집단과 하위 집단 간 투자 규모 격차가 매우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누적 투자금액 기준 20억원 이상을 집행한 AC가 전체 367곳 중 170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집행한 투자금액이 전체 누적 투자금액의 96.9%를 차지한 셈이다. 반면 20억원 미만을 집행한 운영사는 197곳으로 이들의 누적 투자금액은 1178억원(3.1%)에 그쳤다.

이는 AC와 VC 라이선스를 함께 보유한 ‘더블 라이선스’ 운영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백서에 따르면 전체 AC 운영사 474곳 중 32개사(6.8%)가 VC 라이선스를 보유한 더블 라이선스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총 182곳이 3242억원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VC 라이선스를 중복으로 취득한 곳을 제외한 AC들은 1664억원을 투자했다.

AC 업계 관계자들은 운영사 등록 수는 늘었지만, 투자 집행 능력은 소수에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 △AC로의 과잉 진입 △경험 부족 △펀드레이징 역량 차이 △모태펀드 접근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규 AC 상당수가 초기 창업기업 발굴·보육 역량은 갖췄지만 자본 조달 능력에서 한계를 보이며 시장 내 존재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상위 AC들은 개인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 모태펀드 등 다양한 재원 기반을 통해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장하고 있어 업계 내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전화성 AC협회 협회장은 “AC 수의 증가는 생태계 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투자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등록 기준의 정교화, 모태펀드 참여 기회의 확대, AC 간 협업을 통한 펀드레이징 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474개라는 숫자가 생태계의 자산이 되려면 단순한 숫자 증가를 넘어 질적 성장과 균형 있는 구조로의 전환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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