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 23일 임시 주총 개최 안건을 의결했다. 이어 임시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로 확정했다.
특히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MBK·영풍 측이 제시한 ‘14명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일부 개정의 건’이 의안으로 다룰 예정이다. MBK·영풍 측은 14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집행임원제도를 통해 최윤범 회장을 경영에서 배제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는 13명으로 이 중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이사회 이사 선임은 주총 보통 결의 사항으로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과반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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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 39.38%를 확보한 상황이다. 최 회장 측과는 5%포인트 넘게 격차를 벌렸다. 이에 최 회장 측 또한 지분 확대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최씨 일가가 경영권을 보유한 영풍정밀은 지난달 28일 고려아연 주식 400억원어치를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현재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2.11%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지분 7.5%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제3주주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이사회 독립성 확보 및 투자자·주주 소통 강화, 새 배당정책 등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과 회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 놓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해외 투자자·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와 기업설명(IR) 전담 사외이사 임명 등도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MoM 제도를 정관에 도입하는 안과 분기 배당과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 결정을 통해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어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발전과 수익률 향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으로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선다.
이에 MBK·영풍 역시 4일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