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에서는 1950년대부터 제주도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무료진료 등 복지사업을 해온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이사장 마이클 리어던 조셉 신부)가 대상인 아산상을 수상했다.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는 아일랜드 출신의 故맥그린치 신부가 1954년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설립한 단체로 목장과 사료공장, 방직공장 등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으로 병원과 노인요양원, 어린이집, 청소년 수련시설과 같은 복지시설을 설립,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왔다. 아산상 수상단체에게는 상금 3억 원이 주어졌다.
의료봉사상은 2005년부터 약 13년간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숨은 오지를 찾아다니며 105회의 이동진료를 통해 약 5만 명의 마다가스카르 국민들을 치료한 이재훈 의사(51)가 선정됐다.
사회봉사상에는 25년간 가정해체나 경제적인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 200여 명의 자립을 이끈 프랑스 출신의 허보록 신부(59세)가 선정됐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억 원이 주어졌다.
이밖에도 아산재단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며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3개 부문 수상자 8명에게 각각 상금 3천만 원을 시상하는 등 6개 부문에서 11명(단체 포함)을 선정해 총 7억 4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를 설립한 故맥그린치 신부가 소속된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정신은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현장에서 함께 한다’인데 이는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아산재단의 설립정신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선친은 당신이 태어나신 시대의 가난은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지경이어서 아침에는 조반을 해먹고 점심은 굶고 저녁에는 콩죽으로 넘겨야 했고 봄이 되면 그나마 양식도 다 떨어져 풀뿌리에 나무껍질에, 문자 그대로 초근목피로 목숨을 부지해야 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이런 시대에 기업을 일으키셨지만 하루하루가 결코 여유 있는 삶은 아니었다”고 소개했다.
정 이사장은 “선친은 개인이나 사회, 단체가 내 볼일 먼저 다 보고난 뒤 남은 것으로 나보다 불우한 사람을 돕겠다고 하면 생애를 마치는 날까지 단 한 사람도 제대로 돕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면서 “저희 선친이나 맥그린치 신부가 여유가 있어서 남들을 도운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이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상은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제정됐다. 1977년 설립된 아산재단은 장애인과 아동, 여성 등의 자립을 돕는 4,615개 사회복지 단체에 521억 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63만명 명의 환자들에게 의료비 등 882억 원을 지원하였고, 3만 2천명의 저소득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657억 원의 장학금과 2,324건의 학술연구 과제에 211억 원을 지원하는 등 지난 41년간 우리나라 복지증진을 위해 총 2,827억 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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