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審)봤다!]“산업 전문성 베이스로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돕는다”

박소영 기자I 2025.11.10 16:47:17

스마일게이트인베 윤원준·이상근·주은지 수석팀장 인터뷰
국내서 초기부터 프리 IPO 기업 투자
글로벌에서는 인도·미국 시장 정조준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원재연 기자] 벤처캐피탈(VC)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누구일까요. 펀드 조성, 투자 집행, 포트폴리오사의 성장 지원, 엑시트까지 업무 전반을 끌고 가는 ‘수석 심사역’이 꼽힙니다. ‘심(審)봤다!’는 VC 업계의 산삼 같은 존재들인 수석 심사역들의 생각을 담은 시리즈입니다. 심사역을 뜻하는 살필 심(審)의 의미도 있습니다. 각 하우스 수석 심사역과 만나 그들이 단순히 딜(deal) 소싱을 넘어 펀드 전체 전략과 운영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들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PEF) 운용사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국내 벤처 생태계는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국내 VC들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역시 동남아시아, 인도, 미국으로 진출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마일게이트인베는 단순히 스타트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걸 넘어 산업 전문성과 글로벌 현지 네트워크를 결합해 차별을 꾀하고 있다. 상·하반기 마다 각종 산업 분석을 하고 포트폴리오 단계별 사업 개발에 도움을 주거나, 기업공개(IPO) 준비를 돕는 식이다. 초기부터 후기 단계 기업에 투자하고 해외 진출을 돕는 등 벤처 생태계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이런 회사의 투자 원칙은 주은지, 윤원준, 이상근 3명의 수석팀장을 거쳐 구체화되고 있다. 세 수석을 만나 VC가 가야 할 방향과 좋은 딜(deal)을 발굴하기 위한 노하우는 무엇인지 등을 물어 봤다.

주은지, 윤원준, 이상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수석 팀장 3인.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초기부터 후기까지 국내외 두루두루 공략

주은지 수석팀장은 회사의 주요 포트폴리오 섹터인 바이오·헬스케어를 총괄한다. 주요 포트폴리오로 지난해 엑시트한 세포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이엔셀이 꼽힌다. 주 수석은 글로벌 신약 개발 트렌드와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동향을 기반으로 전략적 투자를 주도한다.

그는 또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중장기 관점에서의 지원과 후속 투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글로벌 신약 개발 트렌드와 미국·유럽 제약사의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함께 설계한다.

주 팀장은 “바이오 산업은 시장 반응이 느리고 실패 리스크가 높은 만큼, 실제로 포트폴리오 기업의 연구개발 진행 상황뿐 아니라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가치평가까지 직접 분석하며 투자 판단에 반영한다”며 “세포 제외, 자가면역질환, 뇌질환, 대사질환을 중심으로 시장성이 높으면서 글로벌 제약사가 주목하는 국내외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윤원준 수석팀장은 과거 동남아 지역 투자 경험을 살려 현지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자연스럽게 스마일게이트인베의 글로벌 투자 거점 확대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동남아의 경기 침체로 투자 무게중심을 인도와 베트남, 그리고 미국 시장으로 옮겼다. 최근에는 AI·딥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초기 단계 해외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해외 투자는 단순히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기업·투자자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파트너십이 곧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에 따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현지 로컬 VC에 출자하고 공동 딜을 검토하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이외에도 2021년 335억원 규모로 결성된 ‘패스트무버1호’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은 바 있다. 프리 기업공개(IPO)·세컨더리(구주) 투자에 집중하는 2호 펀드도 조성 작업 중이다.

이상근 수석팀장은 시리즈A 단계부터 후기 단계까지 투자한다. 주요 포트폴리오로 △비마이프렌즈(팬덤사업 솔루션) △이공이공(북미 화장품 어그리게이터) △캐스팅엔(B2B간접구매 솔루션) △위즈진(AFPM 모터 개발) 등이 있으며 산업 전반을 두루두루 맡는다. 최근에는 AI·데이터 기반 혁신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단순 서비스 모델보다는 기술적 차별성을 갖춘 기업에 자본을 공급해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는 K스타트업을 키우고자 한다.

손실 최소화·책임 있는 운용이 원칙

스마일게이트인베는 투자한 기업의 밸류업을 돕기 위해 VC 온사이트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업 성장 단계에서 집중적 서포트가 필요한 시점에 제공되는 ‘심사역 서비스’다. 기본적으로 담당 심사역이 수개월간 포트폴리오사와 밀착해 맞춤형 도움을 제공한다. 주로 핵심인력 보충, IPO 도움, IR 지원, 대기업 네트워크 연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필요 시 직접 사무실로 출근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사의 밸류업 외에도 세 수석팀장이 바라본 VC가 가야 할 방향은 뭘까. 이상근 수석팀장은 “VC의 본질은 결국 돈을 벌어 다시 돌려주는 일”이라며 “화려한 스토리보다 결과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때문에 꾸준한 회수·손실 최소화·책임 운용을 핵심 원칙으로 꼽는다. 국내에서는 안정적 회수를 중시하지만, 동시에 미국 같이 시장 규모가 큰 글로벌 시장에서는 공격적 베팅을 해 멀티플을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한다.

윤원준 수석팀장도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VC가 모험자본이긴하지만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결국 다음 펀드를 조성하려면 결과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초기 단계는 성장 가능성을 보고 베팅하지만, 후기 단계에 투자할 경우에는 재무적 상황 분석에 보다 집중해 투자를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주은지 수석팀장은 VC가 투자해야 할 때를 놓쳐 아쉬워하면 ‘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자신만의 무기를 가질 필요가 있고 네트워크를 다지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호흡이 긴 산업에 종사하는 만큼 유연한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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