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싸 안고 눈물 흘리고"…`美 구금` 근로자, 가족 상봉 현장(종합)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윤정 기자I 2025.09.12 17:22:53

12일 오후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16명 한국 도착
"구금당시 영어 소통 원활치 않아 답답…폭력은 없었다"
"지난주부터 연락 안돼 불안…뉴스 통해 구금소식 접해"
기업들, 심리상담·가족 케어 등 지원 제공

[이데일리 김윤정 손의연 기자 박원주 수습기자]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아들을 맞이하는 건 군 입대할 때 이후 처음이에요.”

12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주차장은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을 기다리는 가족과 회사 직원들로 붐볐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근무하는 아들을 기다리던 중년 여성 A씨는 “1년에 한 번은 출장으로 해외에 나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문제가 생겼다”며 “구금된 뒤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어제 통화를 했는데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에 억류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전세기에서 내려 가족을 만나 안도하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박원주 수습기자)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구금된 한국 근로자들은 전세기에서 내려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오전부터 인천공항 제2터미널 정기주차장에는 귀국 직후 이동할 수 있도록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차량이 줄지어 있었다. 직원들이 입국장에 도착했다는 전해지자 주차장에 있던 가족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족을 맞이하러 가거나, 비행기에서부터 가족을 싣고 온 버스가 주차장에 도착하는지 연신 확인하며 초조하게 기다렸다.

70일 만에 귀국한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 직원 조모(32)씨는 “영어 소통이 원활치 않아 답답할 때가 있었다”며 “구금시설에서는 70명가량이 함께 생활하다가 2인 1실로 쓰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수갑을 차고서라도 가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야 안도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에서 급히 공항으로 달려온 윤다운(40)씨는 LG 협력사 직원인 장인을 기다렸다. 윤씨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어제까지 장인어른이 연락이 닿지 않아 상황을 전혀 몰랐다가 뉴스를 통해 구금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인 근로자들의 가족들은 오전부터 입국장에서 애타게 도착을 기다렸다.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 직원인 남편을 마중 나왔다는 중년 여성 B씨는 “딸과 손자도 함께 왔는데 전세기 도착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어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미국에 있어 매일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할 때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지난 4일에는 출근 문자만 보내고 하루 종일 연락이 없어 이상했다”며 “이후 구금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남편이 가장 먼저 구금된 게 아닌가 싶다”며 “이후 남편 회사가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내 연락처를 알아내 남편이 건강하다는 소식을 전해줬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인 근로자들 316명이 미국에서 구금돼 쇠사슬에 묶인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애초 이들은 10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되며 가족들의 걱정이 더해졌다.

외교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인 직원들의 미국 잔류를 권유하면서 귀국 결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미국에 남겨 현지 인력을 교육·훈련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귀국 절차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외교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우선 귀국 조치를 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직원 귀국 일정에 맞춰 차량 지원은 물론 의료·심리 상담과 가족 케어 등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귀국자 전원에게 개별 차량을 지원하고 자택 복귀까지 동행하며, 담당자를 1대1로 배정해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사업적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에 억류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전세기에서 내려 가족을 만나 안도하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박원주 수습기자)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美 한국인 구금 사태

- 與 초선들, 美정부에 한인 구금사태 사과 요구 - 여야, 연이틀 대정부질문 난타전…관세·美구금사태 두고 격돌 - 무뇨스 현대차 사장 “美 구금 사태 관련자들에게 심심한 위로”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