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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경총 부회장 “산안법에 재계 시름…반도체·화학산업 직격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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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I 2019.04.29 15:31:57

하루 공장 가동 중단에 수천억원대 손실
화학물질 정보 공개는 '중복규제' 우려
'도급 승인제', 원청 책임 부담 강화 지적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상근부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43회 경총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기업이 감당할 수 있도록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김용균법’으로 불린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은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해 정부가 지난 22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고용노동부는 재계, 노동계 등으로부터 40일간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개정 산안법과 시행령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김 부회장은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지만, 산안법이라는 이름 아래 기업 경영을 옥죄는 규제가 대폭 늘어나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그는 “현행법으로도 얼마든지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데 툭하면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시름이 깊다”고 말했다.

작업중지 명령·화학물질 규정·도급승인제 ‘반발’

김 부회장은 “산안법은 시행령은 초기 법안보다 (재계 입장을 반영해) 완화했다”면서도 “기업 입장에서는 ‘작업중지 명령’이 제일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지진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365일 24시간 공장가동이 필요한 반도체, 화학 등 장치산업은 하루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중지 명령을 받은 주요 7개 기업의 평균 작업중지 기간은 21일이었으며, 피해 금액은 600억~1200억원에 달했다.

산안법은 사망자 발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고용부 장관이 기업에 직접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문제는 산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할 때는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해제 요청 후 4일 이내에 심의위원회를 열어 해제 여부를 심의하도록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에 경총은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작업중지를 내리긴 쉬운 반면 해제 결정은 계속 늦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김 부회장은 산안법이 기존 화학물질 관련법과 겹치는 ‘중복규제’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생산하는 화학물질 정보를 정부에 제출하는 것은 외국 사례에도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규제”라며 “특히 화학산업이 직격탄을 맞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국내 기업들이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평가 등에 관한 법),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등 환경부에 화학물질을 제출해야 하는 기존 규정이 있는데 산안법까지 더해져 규제가 겹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산안법 시행령에서 원청업체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한 ‘도급 승인제’도 우려했다. 산안법은 추락이나 질식 화재 폭발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의 사고 발생 시 원청 사업주가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하도급 문제도 원청이 책임을 너무 지게 하니깐 부담”이라며 “원청은 안전 활동을 강화하는 등 책임을 지고,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산안법 입법 예고 기간 중에 노·사 의견을 수렴·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계의 요구가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김 부회장은 현재 입법 예고기간인 만큼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없앨 수 있도록 재계 입장을 강력하게 호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다른 단체와 공동명의로 성명서 발표를 준비 중이다. 김 부회장은 “대기업, 중소기업을 떠나서 산업계 전반적으로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경총이 나서서 설명도 하고 의견도 수렴할 것”이라며 “조만간 공동명의로 산안법 시행령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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