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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법조단체장들 “대통령, '사법 3법' 거부권 행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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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6.03.04 11:44:30

전 변협회장 8명·여변회장 6명 공동성명 발표
"명백한 입법 폭주…헌정질서 흔드는 권력구조 변경"
"헌법 수호 책무 지는 국가 원수…재의요구권은 의무"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전직 대한변호사협회장들과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들이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35대부터 제51대까지의 전직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8인과 제5대부터 제13대까지의 전직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6인은 4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관련 법안들에 대해 “명백한 입법 폭주로 규정하며 대통령이 즉각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법개혁 3법은 △고의로 법리를 왜곡하거나 사실을 조작한 법관·검사를 10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 도입(형법개정안) △확정된 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도입(헌법재판소법 개정안)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이들은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닌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 구조의 변경 시도”라며 “그럼에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헌법적 검토 없이 밀어붙이듯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서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의 4심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헌법 체계를 우회하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송의 종결을 무한정 지연시키고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권력자가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통해 확정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4심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들은 “대법원 확정판결을 다시 헌법재판소에서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법률 개정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 개헌 사항에 해당한다”며 “헌법 체계를 우회해 사실상의 4심제를 도입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3심을 모두 거친 사건에 또 하나의 불복 절차를 추가하는 것은 소송의 종결을 무한정 지연시키고 소송비용을 폭증시키며,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또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임명할 수 있는 권력자에게 4심제는 입맛대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권력 집중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어 “일반 대다수 국민에게 재판소원제도는 실질적 권리구제를 제공하는 제도가 아니라 기대만 부풀리는 고비용·저효율 제도에 불과하다”며 “약자 보호는 구호에 불과하고 결국 강자의 시간 끌기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꼬집했다.

법왜곡죄 신설에 대해서는 “무엇이 왜곡인지에 대한 기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형사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며 “이는 정치적 기소와 보복성 고발의 빌미가 될 수 있으며 판사와 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는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사 및 재판 실무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소유예와 증거 판단, 진술의 신빙성 평가는 본질적으로 전문적 재량의 영역”이라며 “특히 성폭력·아동학대 사건과 같이 증거가 제한적인 사건에서 처벌 위험을 의식한 방어적 기소와 방어적 판결이 만연한다면 수사와 재판의 실질적 기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피해는 힘없는 일반 국민이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대법관을 단계적으로 26명까지 증원하는 방안과 관련해 향후 22명을 현직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는 사법부 장악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성명서는 “대법관 증원은 단순한 인력 보강이 아니라 대법원의 판례 형성 구조와 사법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충분한 연구와 국민적 합의 없이 단기간에 대폭 증원해 이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대법원 구성에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사법부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 투표가 시작된 뒤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사법 3법은 각각 중대한 위헌 소지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사법 구조와 삼권분립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개악”이라며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는 국가원수로서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해당 법안들을 ‘개혁’이 아닌 ‘개악’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는 국가 원수로,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적 의무”라며 “대통령이 사법 3법에 대해 즉각 거부권을 행사해 헌정 질서와 사법 독립을 수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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